"제주 강정을 생명평화의 마을로”

3일간의 평화축제, 방사탑 제막, 평화마을선언, 평화콘서트 등 진행

  강정초등학교 입구 평화의 벽 만들기 사진/ 양동규 제주활동가

  평화를 염원하는 방사탑 제막식 사진/ 양동규 제주활동가

  평화를 염원하는 방사탑 제막식 사진 / 양동규 제주활동가

지난 9일부터 시작된 강정평화축제는 10일 강정생명평화마을 선언식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강정주민들과 평화를 사랑하는 제주도민들의 마음을 모아냈다.

10일 오전 10시 강정마을 내 해군기지 건설예정지역인 ‘중덕’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방사탑 제막식과 강정생명평화마을 선언식이 진행됐다.

선언식에는 도법 스님과 문정현 신부를 비롯해 강정마을 주민,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선언식에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진정성을 가지고 제주도내 가장 생태적으로 우수한 강정마을을 민족과 인류의 자산으로 보전하고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또 “강정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어떠한 인위적 훼손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지키고 보전할 것”이라며 “강정마을 생명평화마을로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마을 주민들이 방사탑을 쌓고 있다/ 양동규 제주활동가

  마을의 액운을 없애는 걸궁 /양동규 제주활동가

  강정포구에서 열린 평화콘서트/ 양동규 제주활동가

방사탑 제막식과 강정생명평화선언식에 이어 일강정 민속보존회와 풍물패 신나락이 참여해 마을의 액운을 없애는 걸궁이 강정마을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어 오후 5시부터는 강정포구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2시간가량 평화콘서트가 진행됐다.

평화콘서트는 최광기 사회자의 진행으로 이디라마, 아벨, 넘버원 코리아, 아일랜드 시티, 슈퍼라이프 등 공연이 이어졌으며 평화의 시 낭송, 강정해안생태를 담은 영상물 상영도 진행됐다.

  생명의 솟대를 세우고 있는 최병수 작가 / 양동규 제주활동가

  강정생태기행 도중 아이들이 강정천에서 물수제비 놀이를 하고 있다 /양동규 제주활동가

이날 강정 초등학교 입구 사거리에서는 평화의 벽 만들기를 비롯해 평화 책 전시회, 연산호 사진전, 최병수 작가의 평화의 섬 제주 수 놓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됐으며 중덕에서는 최병수 작가의 생명의 솟대 세우기 행사도 진행됐다.

이번 축제는 강정마을회, 천주교제주교구평화의섬특별위원회, 문화연대, 제주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11월 11일 강정생태기행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강정생명평화마을 선언서

우리 강정마을은 예로부터 도내에서 가장 살기 좋아 ‘일강정’이라 불려왔다. 큰내(江汀川)와 아끈내(嶽近川)는 제주도 최고의 은어 산란지이면서, 천연기념물인 원앙들이 무리지어 살고, 멸종위기 식물인 솔잎란이 자생하며, 강정 앞바다에는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지가 있다. 그리고 일찍부터 우리 청년들이 고운환경감시단을 조직하여 육상과 해양에서 환경보호활동을 펼쳐온 덕분에 2006년에는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받았다.

그러던 우리 마을이 지금 해군기지 유치문제로 설촌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해군기지건설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달라 동서녘집과 우알녘집이 갈라지고, 궨당과 친척이 찢어지고, 갑장과 친목이 깨어지고, 동창과 선후배가 없어지면서 갈등과 분열이 지속되고 있다. 400여 년 동안 한 가족처럼 화목하던 우리 일강정이 앞으로 반목과 갈등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큰 고통이다.

제주도에는 몽고제국과 일본제국의 침략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4.3사건의 쓰라린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2005년에 삼무(三無)정신의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켜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주도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한 바 있다. 우리는 침략과 갈등으로 인한 아픔을 경험했고 평화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제주도가 세계분쟁의 섬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세계평화의 섬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강정마을 앞바다를 포함한 서귀포해양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산호 군락지이고, 분홍바다맨드라미가 고밀도로 서식하며, 다양한 해조류가 무리지어 살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2002년에 이 지역을 생태계보전지역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보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올해 6월에 제주 화산섬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감격을 누렸다. 따라서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는 진정성을 가지고 제주도내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우수한 강정마을을 민족과 인류의 자산으로 보전하고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우리 일강정 주민들은 생태계와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그동안 화목하며 살아온 강정마을을 생명평화마을로 선포한다. 그리고 일강정의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어떠한 인위적 훼손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지키고 보전하면서, 서로 돕고 살던 수눌음 전통을 잘 살려서 화합하고 상생하여 강정마을을 세계 모든 이들이 찾는 인류의 고향으로 가꾸어나갈 것을 선언한다.

2007년 11월 10일

생명평화마을 강정마을회
태그

제주 , 대책위 , 강정마을 , 평화의섬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임기환 현장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