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도, 다치지도 않는 현장을 만들자고 했을 뿐"

ASA지회,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결의대회 열어

“민주노총 소속 노조는 노조가 아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ASA지회가 자신들이 일하는 (주)ASA에서 노동자들의 산업재해와 사망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또한 사측이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ASA지회에게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은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청지역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9일 오전, 대전지역 3·4공단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문 앞에서 150여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탄압 분쇄, 노동자건강권 쟁취를 위한 대전지역노동자결의대회’를 열었다.

(주)ASA, 십 여 개의 산재사고 발생해도 모르쇠로 일관

길준영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ASA지회 지회장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계열사인 (주)ASA는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로 각종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이라며 “최근 3년 사이 십 여 개의 산업재해사고가 발생했지만 사측이 사건을 은폐하려 노동부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회유와 협박으로 유가족을 대해 왔다”라고 밝혔다.

  길준영 ASA 지회장

결의대회에서 길준영 지회장은“2000년도에 같이 일하던 동료가 빠레뜨에 깔려 죽었을 때도, 유가족이 공장 앞에서 제사라도 지내게 해달라고 사장한테 간청하다가 거부됐을 때도 우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우리도 사람 대접받아가며 일해보기 위해 10월 13일 노조를 설립했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길준영 지회장은 한국타이어 정문에서 집회를 연 이유에 대해“노조를 설립하자마자 (주)ASA에 4차례의 교섭을 요청했지만 결국 열린 2차례의 교섭은 내용이 없었다”라며 “경영진들이 우리를 만나지 않는 것은 (주)ASA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민주노총 설립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조민제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 지부장은 “(주)ASA는 노동조합과 교섭을 하기보다는 회유와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10월 18일 대전충북지부 임원과 지회장, 사무장에게 노조활동을 한 대가로 8억1천8백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며 “악랄한 자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SA지회 확대 간부들은 “한여름 작업복에 묻은 땀이 허연 소금기에 절여지도록 일했고 우리가 쓰는 기계는 고장 나면 고치고 기름칠까지 해주는데 우린 온 몸이 부서져 나가도, 옆에서 일하던 사람이 죽어나가도 신경도 안 쓰는 회사”라고 (주)ASA의 노동탄압을 알렸다.

또 “우리아이들이 아빠 회사 참 좋은 거 같아요, 나도 그 회사 들어 갈래요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끔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한국타이어 유족대책위도 ASA지회 투쟁과 함께 간다

이날 오전 결의대회를 마친 후 충청지역의 투쟁사업장 동지들이 오후 한 시에 열린 2차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이들 중 한국타이어 유족대책위가 참여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국타이어 유족대책위에서 눈물로 써 온 일기를 읽고 있다

조호영 유족대표자는 자신이 쓴 일기를 읽어 내려가며 “31일 유족들이 한국노총 소속 문기선 한국타이어 노조위원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러 갔을 때 만나긴커녕 먼발치서 얼굴조차 보지 못했는데 오늘 이렇게 함께 싸워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1년 8개월 동안 산재를 인정하지 않던 한국타이어인데 유족대책위가 꾸려지고 집회를 시작한 첫날부터 대책위에 가입한 개인들에게 연락해 대책위를 그만두게 하고 있다”며 “아무리 회사가 탄압해도 끝까지 같이 가자”고 결의를 밝혔다.

노조탄압과 산업재해의 천국 (주)ASA. 그리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ASA지회. 이들의 행보에 지역노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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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 계열사 , 한국타이어 , 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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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d

    미디어충청 홈페이지 주소가 어떻게 돼요?

  • 천윤미

    미디어 충청은 12월 19일 창간을 목표로 아직 준비 중이며, 주소는 http://www.cmedia.or.k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