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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발족식에서 선출된 새로운진보정당운동 지도부가 회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4월 총선에 도전장, 2010년 지방선거서 승부수
새진보정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25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위원장,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 전 소장을 공동대표로 세웠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전 대표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지도위원에 임명됐다. 집행위원장은 백현종 민주노동당 전 구리시위원장이, 대변인은 김형탁 민주노동당 전 대변인이 맡았다.
이들은 출범 선언문에서 △실질적인 적록연대 실천으로 지구 온난화 문제 등에 능동적 대응 △자본주의 극복 원칙과 실현 방식의 다원성 인정 △비정규직, 중소기업, 여성노동자를 대변하는 새로운 노동운동 형성 △생활영역에서 진보적 지방정치의 독자적 전망 구축 등을 천명했다. 당내 자주파의 ‘종북주의’를 분당 이유로 내세웠던 이들은 “남북을 ‘민족적 특수관계’ 이전에 주권국가로서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인식한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심상정 비대위가 내달 3일 임시당대회에서 ‘당 해산과 창당준비위 전환’을 선언할 경우 당에 남아있겠다는 조건을 달았으나, 심상정 비대위가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 사실상 분당은 수순 밟기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임시당대회 직후 발기인대회를 열어 창당을 선언한 뒤, 총선 전인 3월 초 중앙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후 4월 총선에서 후보를 내고, 총선 이후 강령을 세운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는 목표다.
민주노동당과 차별화 못하면 총선 이후 ‘역풍’ 올 수도
신당 창당의 깃발을 꽂아 ‘종북주의’ 청산이라는 당초 소신을 지켜내고 정치적 명분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이들 세력이 실제 정당으로 바로서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강경 평등파 정당’ 이미지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와 정책과 노선에서 민주노동당과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다.
이들이 ‘총선 참여’ 입장을 명확히 한 만큼 1차 관문은 4월 총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총선에서 정치적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분당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며 민주노동당과 지지 대중으로부터 역풍을 맞게 될 수도 있는 것.
이날 출범식에서도 신당에 대한 절박감과 불안감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김석준 부산시당 위원장은 대표직 취임연설에서 “나가서 얼어죽느냐 남아서 굶어죽느냐의 기로에서 얼어죽기를 각오하고 나왔기 때문에 엄동설한에서 새싹을 틔울 거라 확신한다”며 “다만 새진보정당을 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자 민중에 진정한 희망을 주고 대안으로서 인정받을 실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통감하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평등파 정당’ 이미지 불식과 대안정당으로서의 정치적 차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으로 한국사회당, 초록당(준) 등 정치세력과 시민사회진영과의 연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는 31일 새진보정당과 한국사회당, 초록당(준)이 공동 주최하는 ‘대안진보신당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가제)’ 토론회는 본격적인 탐색전의 신호탄이다.
그러나 총선까지 70여 일을 앞두고 남은 시일이 촉박한 만큼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은 총선 이후 꾸려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로써 새진보정당에 주어진 과제는 4월 총선에서 한국사회당, 초록당(준)과 공동후보 선출 형태의 연대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로 압축된다. 결국 총선 공동후보로 세울 인물이 ‘누구냐’의 문제가 남는다.
한축으로는 ‘변혁적 정당운동’을 주창하며 전국 순회토론 등 독자창당을 계획하고 있는 좌파 정치세력을 포섭할 수 있을 지도 숙제로 남아있다. 그렇지 않으려면 “민주노동당의 사민주의적, 의회주의적 한계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좌파의 비판에 대안 제시로 반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