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0일 미국에 석유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만약 (베네수엘라 자산을) 동결해 버린다면 우리가 해를 입을 것이고, 우리도 해를 입힐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으로 석유를 보내지 않을 것이다. 똑똑히 알아두라, 미스터 부시, 미스터 위험(Danger)”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은 엑손 모빌이 7일 미국 맨해튼에 있는 연방정부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해외 자산 동결조치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재판은 2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 연방법원이 베네수엘라의 해외 자산 동결 명령을 내릴 경우 석유 수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해 석유자원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오리노코 강 유역의 유전을 국유화 한다는 방침을 제시했으며, 미국의 세브론, 영국의 BP, 프랑스 토탈 등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타협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엑손 모빌과 코노코필립은 여기에 반발해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미 지난 1월 24일 영국 고등법원은 베네수엘라 정부에 사전 고지도 없이 120억 달러의 해외 자산 동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재판이 예정되어 있는 2월 22일까지는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인 PDVSA의 해외 자산 120억 달러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라파엘 라미레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베네수엘라 장관은 해외 법원에서 베네수엘라 석유 국유화 정책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이것은 완전히 사법적 테러”라며 “만약 이것으로 우리의 국유화 정책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완전한 오산”이라고 밝혔다.
라미레스 장관은 미국 기업이 법적 소송을 활용해 돈의 흐름을 막아 베네수엘라를 혼란상황에 빠뜨리려고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영 석유기업인 PDVSA는 미국 석유의 10%를 공급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무상 교육 및 빈민 의료복시 등 사회적 프로그램의 중요한 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
라미레스 장관은 베네수엘라 국가의 이익이 어떤 기업의 이윤보다 더욱 중요하며, 석유 주권에 대한 정책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