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김도연 내정자에 “양육강식 경쟁논리 도입 안 돼”
이명박 당선인이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합의도 만들지 못한 채 새 정부를 구성할 장관 내정자 명단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내정자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부인의 땅 투기 의혹으로 밀려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대신에 교육인적자원부(교육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김도연 내정자는 그간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개방과 무한경쟁, 시장논리를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져 교육주체들의 반발이 높다.
김도연 내정자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김도연 내정자의 그간 발언을 볼 때 모든 학생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가 학교 현장의 황폐화를 초례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도연 내정자는 작년 6월에 있었던 ‘공학교육 발전방향 포럼’에서 “개방, 경쟁, 시장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대학에 도입해야 한다”라며 ‘아카데믹 캐피탈리즘’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도연 내정자는 “대학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서는 전방위적 개방과 경쟁을 대학 내부로 끌어들여야 한다”라며 “아카데믹 캐피탈리즘이란 협의의 산학협력 뿐 아니라 대학운영에 있어서도 시장논리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김도연 내정자의 아카데미 캐피탈리즘은 양육강식의 경쟁 논리를 교육에 도입하자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논리”라고 지적하고, “교육부 수장이 된다면 인수위처럼 국민여론을 거치지 않고 몰아붙이기식으로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학교 현안을 진단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밀도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총, “이명박 당선인 노동정책 기조 근본적 변화돼야”
노동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노동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영희 내정자는 노동법 전공 인하대 법학과 교수로 이명박 당선인의 최대 지원군인 ‘선진국민연대’ 공동대표를 맡아왔으며,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초대 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에 이명박 당선인의 노동정책 인식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이명박 당선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노동정책 기조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노동부 장관으로 누가 지명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당선인이 노동정책 전반에서 보이고 있는 ‘친기업’ 기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기조와 철학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노동부 장관 내정자가 이에 반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에서 제대로 된 노동정책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장관이 어떤 정책을 내놓겠는가”라며 “노사화합을 말하려면 전체 노동자의 권익과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의 현안 문제를 시급히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노총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의 초대 노동부 장관으로 손색이 없는 선택”이라고 환영했다. 한국노총은 “이영희 장관 내정자가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취약계층 보호, 노사 주도의 파트너쉽 형성을 위한 노력과 노사발전재단 지원, 합리적 공공부문 노사관계 정책 등을 펴줄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