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3.8 세계 여성의 날이 100주년을 맞는 지금 여전히 빈곤과 저임금, 비정규직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여성노동자들의 권리 쟁취와 투쟁을 여성의 삶은 여전히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빼놓고는 설명되지 않다"며 "이윤 창출에 눈이 먼 자본은 재생산 노동의 영역에 진출하여 보육, 가사 도우미 등 여성들을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로 착취하면서도 노동자성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한쪽에서는'골드 미스'니 '여풍'이니 하면서 소수의 성공한 여성들의 신화로 대다수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은폐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빈곤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 때문으로 몰아붙이며,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의 조건을 전반적으로 하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노동자들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을 철폐하는 것은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와 전체 노동자 민중의 권리 쟁취에 필수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2008년 3.8 여성의 날은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현실을 폭로하고 그에 맞선 여성들의 투쟁과 요구, 권리를 선포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며 "노동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스스로의 요구와 권리를 제기하고, 이를 매개로 연대를 형성하며, 이후 여성노동자들의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 사회적으로 확대해가고자 한다"고 참여를 호소했다.
한편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투쟁기획단(가)'의 1차 기획회의가 21일 2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투쟁기획단(가)>을 제안합니다
38 여성의 날이 100주년을 맞이했지만, 현실에서 여성의 삶은 여전히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빼놓고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기륭전자, 이랜드, 뉴코아, 광주시청… 비정규직 철폐, 노동권 쟁취를 외치며 수백 일째 투쟁을 지속해 온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청소, 간병, 보육과 같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노동을 하지만, 하찮은 일, 여성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할 수 있는 손쉬운 일이라는 부당한 저평가 속에서 저임금과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는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조차 알지 못한 채, 노동조합을 결성한다는 생각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저임금, 장시간, 불안정한 노동으로 착취당하는 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자본과 지배세력은 늘 여성들의 노동을 활용해왔습니다. 여성이 가족에서 재생산 노동을 무급으로 담당해야 한다는 인식과 구조는,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출할 때에도 저임금과 불안정 노동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남성 가장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또는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는 여성들이 조금 덜 벌어도 된다는 관념을 만들어왔고, 여성들은 무엇보다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노동은 가사와 직장을 병행하는 불안정한 노동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 속에서 이런 현실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여성의 일자리는 해고, 외주화, 비정규직화의 1순위 대상입니다. 소위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법안이 통과되었지만 여성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행령 발효를 앞두고 가장 먼저 외주화되고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해지는 대상이 바로 여성노동자였다는 사실은 정부와 지배 세력이 비정규직을 활용하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일차적인 활용 대상으로 여성노동자들을 사고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가계 소득의 하락, 정부 지출의 축소, 공공부문의 사유화, 시장화 바람 속에서 여성들이 가족에서 수행해 온 재생산 노동의 부담은 더욱 커졌습니다. 나아가 이윤 창출에 눈이 먼 자본은 재생산 노동의 영역에 진출하여 보육, 간병, 노인/산모 돌봄, 가사 도우미 등 여성들을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로 착취하면서도 노동자성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이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늘 저임금 노동력으로 인식되어 온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를 비롯한 전체 노동자 민중의 지위와 권리를 위협하는 바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불문하고 이제는 너무나 일반적이 되어버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이 이를 말해줍니다. 신자유주의 정책 속에서 지배 세력은 국가주의, 민족주의,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가족주의 등 각종 분할선을 따라 노동자 대중에 대한 분할과 배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동자 민중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권리를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 사이의 연대,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를 실현하기는 더욱 어려운 조건들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골드 미스’니 ‘女風’이니 하면서 소수의 성공한 여성들의 신화로 대다수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빈곤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기주의 때문으로 몰아붙이며,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의 조건을 전반적으로 하락시키고 있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의 저임금, 불안정 노동의 문제를 도외시하고서는 이런 지배 세력의 전략에 맞설 수 없습니다. 여성노동자들의 비정규 불안정 노동을 철폐하는 것은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와 전체 노동자 민중의 권리 쟁취에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역사 속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은 자신의 노동을 인정받지 못하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착취당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어떤 정치적 권리도 없이 노동자로도 인간으로도 시민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세계적인 투쟁의 날이자 연대의 날이었습니다. 여성노동자들 스스로가 투쟁의 주체로 일어서고 서로 연대하면서 자신들의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웠고, 이를 통해 자신의 현실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바꿔왔습니다. 2008년 38 여성의 날 또한 이런 정신을 이어받는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의 날이 되어야 합니다.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현실을 폭로하고 그에 맞선 여성들의 투쟁과 요구, 권리를 선포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노동자 민중의 인간다운 권리를 실현하는 사회를 위해 여성/남성, 비정규직/정규직 노동자들이 여성노동자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매개로 연대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
<38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 투쟁기획단(가)>은 지금 이 순간 투쟁하며 노동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스스로의 요구와 권리를 제기하고, 이를 매개로 연대를 형성하며, 이후 여성노동자들의 권리 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 사회적으로 확대해가고자 합니다. 빈곤,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중심으로 100주년 38 여성의 날을 만들어가려는 많은 단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공공노조 서울본부,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기륭전자분회, 노동자의 힘 여성 활동가 모임, 뉴코아 노동조합, 민주노총 서울본부, 빈곤사회연대,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간병인분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학생행진
* 투쟁기획단 1차 회의
- 일시 : 2008년 2월 21일 2시
- 장소 : 민주노총 회의실(영등포 대영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