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인사인 이종찬 민정수석비서관,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에 대해 정치권의 질타와 비난이 쏟아졌다.

“이명박 정부 직접 ‘떡값 3인방’ 진위 밝혀야”

우상호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5일 “‘고소영’ 정부, 부동산 부자 내각에 이어 이제는 ‘떡값정부’라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 세계적으로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고 개탄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떡값 수수 의혹을 받는 사람들이 정부 요직에 포함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검증시스템이 결정적인 하자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인사 전체에 대해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면서 “세 명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는 특검 수사와 관련 없이 직접 사실 진위를 밝히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들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승흡 대변인은 “재벌내각, 땅투기에 논문표절, 의료보험 무임승차에 이제 삼성떡값까지 이명박 정부의 인사는 처음부터 시종일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장관 내정자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의 즉각 교체를 재차 촉구했다.

심상정, 노회찬 의원을 상임대표로 세운 진보신당(준)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종찬 씨는 현직 고검장 신분으로 삼성본관에 찾아가 이학수 씨로부터 여름휴가비를 직접 받아갔다니, 이제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면 휴가 때마다 이건희 회장 자택으로 찾아가 휴가비를 받아가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어 “김성호 씨가 국정원장으로 최종 임명되면 국민의 목소리가 아니라 삼성의 목소리, 이건희 회장의 목소리만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 아닌가”라고 우려하면서 “삼성 비자금 차명계좌의 주범인 황영기 씨를 금융위원장에 임명하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번 발표에 대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다”면서 “구체적인 증거 없는 폭로로 특검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새 정부에 흠집을 내려고 한다면 안 될 것이다. 특검에서 공명정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