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출산 및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나이, 경력, 학력에 구애를 덜 받고, 직업훈련을 통해 재진입이 가능한” 55개의 직업을 선정해 ‘주부 재취업 도전직업 55’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그러나 제안된 55개의 직업이 대부분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워지고 있는 부분이어서 논란이 예고된다. 제안된 55개 직업 중 가장 많은 분야는 17개를 차지한 학습지 교사, 방과 후 교사 등 교육 부분이었다.
노동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부 재취업 성공사례’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다시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사례를 꼽기도 했다.
“한문학을 전공하고 중,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했던 최 모 씨는 결혼 후 자녀 양육으로 5년 동안 경력이 단절되었다. 이후 국가공인 한자급수 자격증을 획득하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에서 한자를 가르치다 현재는 초등학교 방과 후 특기적성교실에서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주부 재취업이 용이한 직업 사례’로 꼽은 과학커뮤니케이터, 팝디자이너, 체험학습강사, 리폼디자이너 등의 근무형태는 대부분 파트타임이거나 프리랜서였다. 이름은 멋지지만 모두 비정규직의 형태이다.
이에 대해 문설희 사회서비스저지공동대책위 교육선전팀원은 “주부라면 남편을 보조하는 정도로 생각하는데 주부도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며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이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는 일자리를 여성 친화적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설희 교육선전팀원은 “주부들한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해 주면서 계속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노동부는 주부들은 비정규직에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하는데 일조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