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 음성직 사장 등 노동청에 고발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 “근무형태 변경과 일방 인사발령은 불법”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행하는 도시철도공사가 ‘창의조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며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포함한 구조개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4일 밤, 대대적인 인사발령을 발표하고 ‘창의업무지원센터’와 ‘서비스지원단’을 만들어 700여 명을 배치했다. 이는 서울시에서 퇴출제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장시정지원단’과 같은 것이다. 여기에 배치된 노동자들은 별다른 업무 없이 ‘희망퇴직’을 종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불법적인 근무형태변경과 인력감축으로 서울시민과 도시철도 노동자 모두에게 엄청난 혼란과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는 공사 측의 인사발령 직후 “인사발령이 단체협상과 취업규칙을 위반해 불법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음성직 도시철도공사 사장과 영업본부팀장을 서울지방노동청 동부지청에 고발했다.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가 24일, 서울지방노동청 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는 서울지방노동청 동부지청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려달라며 어제(24일) 오전, 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태화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장은 “지금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수는 노사가 연구용역을 의뢰해 결정한 최소인원 수”라며 “단 한 명만 빠져도 당장 업무에 차질이 오는데 역무만도 총 인원 1800여 명 중 309명을 하루아침에 감축시켰다”고 지적했다.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에 따르면 인력감축으로 애초 3조 2교대가 2조 1교대로 변경된 상황이며, 심야 취약시간대로 불리는 밤 10시부터 새벽 1시의 경우는 근무인력이 3~5인이던 것이 부역장 1명으로 감축됐다. 이에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강해지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창의업무지원센터’와 ‘서비스지원단’으로 배치된 노동자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력부족으로 노동강도가 강해지는 반면 이곳에 배치된 노동자들은 업무가 없어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공공연하게 희망퇴직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노동자들의 경우 “한 푼이라도 더 줄 때 나가자”라며 희망퇴직을 하고 있기도 하다.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는 “이런 근무형태 변경에 대해 공사는 법적인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공식적인 문서도 아닌 구두지시로 근무형태를 개악을 지시하는 등 상식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불법, 탈법적인 추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도시철도노조 역무본부는 노동청에게 “도시철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번 사태를 조속해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편, 도시철도노조는 14일 인사발령 직후 하원준 위원장이 단식을 시작했으나, 18일 공사 측과 현장 직능별 교섭을 하기로 하고 단식농성을 중단했으며 교섭은 오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