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이 31일 밤과 1일 새벽 사이에 일어난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사건에 대해 “폭력 시민이었기 때문에 강경진압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어청수 경찰청장 [출처: 경찰청] |
어제(2일)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어청수 경찰청장은 촛불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해 “무저항 비폭력 시민이 아니라 폭력 시민이었다”라고 말하고,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어청수 경찰청장의 폭력진압 옹호 발언에 시민들과 각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그는 물대포로 평화로운 시위대의 이빨을 부러뜨렸고 고막을 잘려나가게 했고 팔과 다리를 부러뜨린 당사자”라며 “즉각 사퇴하거나 해임 또는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도 경찰에게 폭행을 당한 시민들과 함께 어청수 경찰청장을 고발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 어청수 경찰청장은 "폭력시민"이었기 때문에 강경진압했다고 말했다. 1일 아침, 경찰이 시민들에게 곤봉을 휘두르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
2005년 APEC 때는 부산경찰청장, 2006년 평택 때는 경기경찰청장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경찰청장에 등극한 어청수 경찰청장은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그 중심에 있었다.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회의 당시, 이를 반대하는 시위대를 향한 경찰의 과도한 물대포 사용으로 강경진압 논란이 벌어졌을 때 부산경찰청장은 어청수 현 경찰청장이었다. 또한 평택미군기지 확장 이전 문제로 대추리 주민들이 반발했던 2006년, 주민들이 살고 있던 집까지 강제 철거하고 폭력진압을 서슴지 않았던 경기경찰청의 당시 수장도 어청수 현 경찰청장이었다.
그리고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경찰청장에 등극했다. 그간 시민들의 반발이 있을 때마다 강경하게 대응했던 어청수 경찰청장의 태도가 이명박 정부에서 크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 경찰청은 폴리스라인을 넘는 시위대를 전원 연행하겠다며 집회 시위 시 경찰의 대응 방식을 “현장 검거 위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시위대에게 전기충격기와 최루액 등을 적극 사용하는 방안까지 고려했었다. 인수위 시절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법과 원칙에 따른 질서 확립”과 “떼법 근절”을 강조하자 경찰청과 법무부가 한 발 앞서 내놓은 계획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찰이 시위대에 매 맞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강경대응에 힘을 실어줬다.
▲ 2006년 경찰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은 무차별적 폭력을 행사해 수 백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참세상 자료사진 |
시민들, “깡패두목 구속하라”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어청수 경찰청장의 찰떡 호흡이 경찰이 평화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들을 폭행하는 사태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경찰청 자유게시판에는 시민들이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경찰청 홈페이지 열린게시판에는 연일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열린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시민은 “깡패두목과 행동대장한테 무슨 사퇴고 퇴진이냐”라며 “나라에 정의라는 이념이 있다면 안하무인 깡패들을 구속시켜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어청수 경찰창장은 당장 옷을 벗어야 한다”라며 “설령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이번 강경진압은 두고두고 문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