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이 8일 새벽 5시경 시위대 진압을 시작할 즈음, 세종로사거리 교보생명 빌딩 앞 인도에 서 있던 최준석 군은 시민들과 함께 뒤돌아서 자리를 피하던 중 경찰 방패에 뒷머리를 맞아 그 자리에서 기절해 쓰러졌다.
한 시민은 "당시 아이들을 먼저 피하게 하려고, 전경을 막으면서 있었는데 갑자기 전경이 들이닥치며 방패를 휘둘렀다"며 "그 순간 옆에 있던 한 아이가 방패에 맞아 앞으로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고 아이를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려는데 아이는 의식을 잃고 뒷머리에서 목덜미로 피가 흥건히 흘러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최 군의 어머니 김효숙 씨는 9일 '민중언론 참세상'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는 것 같아 인도에 있는 몇몇 사람들이 아이들이 뛰다가 넘어져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뒤로 피하자'고 말했고, 아이와 함께 (교보빌딩 쪽으로) 뒤돌아서 피하는 데 (방패를 맞고) 아이가 앞으로 넘어졌다"며 "뒤통수에서 피가 계속 흘러내렸고, 아이는 기절한 상태였다"고 최 군의 부상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 아무런 조치 취하지 않고 계속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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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숙 씨가 피가 흥건히 묻어 있는 최준석 군이 당시 입었던 옷을 들어보이고 있다 |
김 씨는 "너무 놀라서 경찰에게 '아이가 다쳤다. 안보이냐'고 막 소리를 질렀는데, 그럼에도 경찰은 나 까지 계속 밀고 들어왔다"며 경찰의 행태에 대한 분을 삭히지 못했다.
경찰은 최 군을 방치한 채 진압을 계속했고, 다행히 현장에 있던 의료진이 최 군을 발견해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의료진이 아이의 상태를 본 후 경찰에 다급히 구급차를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수 십여 분간 현장에서 경찰에 둘러싸인 채 고립되어 있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현재 최준석 군은 뒷머리 왼쪽 중간 부분이 약 5cm 가량 찢어진 상태이고, 뼈가 약간 함몰된 상태이나 다행히 뇌에는 이상이 없다고 김효숙 씨는 설명했다.
최 군의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들은 이날 최 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해 당시 상황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김 씨는 이들을 "그냥 돌려보냈다"고 한다.
김 씨는 "또 이런 폭력적인 일이 발생했는데, 경찰은 병원을 찾아와 '아이를 방패로 찍는 장면을 직접 봤냐', '상황을 정확히 봤냐'는 식으로 마치 취조하듯 나를 대했다"며 "경찰이 먼저 자체조사를 하지 않는 한 (경찰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청수 청장 물러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공교롭게도 최 군이 다친 8일은 시위대에서 각목 등이 등장한 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보수언론 등은 '폭력시위를 엄단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 일부 보수단체와 보수기독교계 인사들의 '촛불집회'에 대한 비난발언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기가 막힌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인간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며 "우린 광우병 쇠고기 못 먹겠다는 말밖에 안했는데, 이제는 어린 아이들까지 이렇게 만들고 있다"고 분노했다.
김 씨는 차후 대응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며 "인권단체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씨는 "잘못된 일은 잊혀져서는 안 되고, 반드시 밝혀내고 해결해야 한다"며 "방법은 아직 모르겠는데, 어청수 경찰청장은 물러나야 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씨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재협상은 안 된다고 하는데, 말장난 하는 것 아니냐"며 "아이 문제와 함께 반드시 광우병 쇠고기 문제도 해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