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이 오늘(24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이용식 사무총장 등 3인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총파업과 작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주도해 수차례 출석 요구를 했지만 이에 불응했다는 것. 경찰은 지난 2일에 있었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총파업과 관련해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간부 48명에게 출두요구서를 보낸 바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 3인에 대한 체포영장은 경찰이 오전 7시 신청해 5시간 만에 발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전담 체포조를 꾸려 체포영장 발부자들에 대한 소재파악에 나서는 등 신속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등포에 위치한 민주노총 사무실 주변에는 오후 3시 경부터 경찰병력이 집중 배치되고 있다.
▲ 민주노총 앞 전경과 사복경찰이 집중배치된 가운데, 민주노총 사무총국 성원들이 1층현관셔터를 내리고 있다. [출처: 이기태 기자, 민주노총 노동과 세계] |
민주노총, “더욱 비타협적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건강권과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정당한 권리행사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며 명백한 정치탄압이자 표적 공안탄압”이라며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탄압은 80만 조합원과 전체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기에 조직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반노동 반민주 이명박 정권 심판 투쟁을 더욱 비타협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런 검, 경의 행동에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후 6시부터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긴급 촛불집회를 열고, 오후 7시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오후 4시 45분 현재 민주노총 상근자들은 1층 계단과 정문 쪽에 집결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은 노동자 전체를 가두겠다는 것”
산하노조를 비롯한 각 계의 비난 성명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는 “경찰의 체포영장은 천만 노동자와 4천만 민중을 잡아 가두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하고, “시민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방패와 몽둥이, 군화발로 탄압한 경찰은 이미 민중의 지팡이가 아닌 ‘민중의 적’”이라며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탄압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이명박 정권에게는 퇴진 투쟁으로 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촛불집회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틈을 이용해 정부가 촛불에 대한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노동계의 정당한 파업활동을 위축시키고 본격적인 노동계 탄압에 나선 것”이라고 우려하고, “반노동자적 정책으로는 선진국 진입은커녕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도 성명을 냈다. 진보신당은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MB 공안정국의 신호탄”이라고 규정하고, “집회는 폭력으로 진압하고, 시민사회단체는 압수수색과 수배로 옭아매며, 네티즌은 검찰 수사, 포탈은 공론장을 파괴하는 법 개정, 방송은 특보사장단 투입, 급기야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영장 발부까지 검찰과 경찰, 정부와 청와대 보수언론까지 나서서 공안정국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체포영장 발부 철회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도 성명에 “명백한 표적수사이고 공권력 남용”이라고 적시하고, “노동자와 국민에 대한 정면도전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