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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탈길을 내려오고 있다./ 이홍길 현장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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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의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 말 폐업 통보받은 대왕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폐업에 항의하며 점심시간 공장안 중식집회를 지역의 노동자들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지역 노동자들은 공장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에서 5개 중대의 전투경찰에게 막혔으며, 대왕기업 노동자들은 공장 안에서 관리자들에게 막힌 것이다.
대왕기업노조 유영애 위원장은 “지역노동자들이 공장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정문에서 몸싸움을 벌인다는 소식을 들었고, 우리는 공장안에서 관리자들에게 막혀 합법적인 노조의 권리인 집회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용기를 낸 몇 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정문이 내려다보이는 철조망까지 갔다.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높은 비탈길을 내려가 지역 노동자들에게로 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비슷한 시각 정문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이 소식을 들은 지역 노동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으며, 급기야 동희오토 사내하청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이하 해복투)는 철조망에서 관리자에게 막힌 대왕기업 노동자들을 도와주러 비탈길을 올라가는 행동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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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관리자들이 동희오토 해복투 노동자를 폭행하며 사진촬영을 거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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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노동자들과 관리자들의 비탈길 위 몸싸움은 계속되었고, 10여분 뒤엔 전투경찰이 올라와 관리자와 노동자들의 몸싸움을 말리기보다 노동자들을 잡아가려는 행동을 취해 벼랑으로 몰린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은 인간도 아니냐.”며 울분을 멈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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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희오토 해복투 노동자를 전투경찰이 체포하려고 하고 있다./ 이홍길 현장기자 |
동희오토 비정규직, 업체 폐업 2주 앞두고 연 첫 중식 집회
“업체 폐업 시 모든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
1시간가량의 몸싸움 끝에 낮 1시 20분경에야 ‘동희오토 대왕기업 폐업투쟁 승리를 위한 충남지역 노동자 결의대회’가 철조망에서 내려온 대왕기업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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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회는 한국노총 소속 11개 업체 노조들과 다르게 “업체 폐업 투쟁 승리” “노조 민주화”를 주장해 당선된 대왕기업 노조가 업체 폐업 2주를 앞두고 연 첫 중식 집회, 대왕기업 노동자들과 지역 노동자들의 첫 연대 집회로 동희오토 해복투, 전국금속노조 소속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민주노총 충남본부,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 지역 노동자들이 함께 한 자리였다.
대왕기업노조 박노훈 사무장은 “나는 노조 잘 모른다. 나는 현장에서 조장인데 차마 동료들에게 폐업을 앞두고 재 근로계약서를 받을 수가 없더라. 정문으로 나온 대왕기업 노동자들은 짤릴 각오로 나온 것이다. 집회에 나오고 싶어도 나오지 못하고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동희오토 안에 850명이다. 업체 폐업 시 모든 노동자의 고용 보장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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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에 참석한 대왕기업 노동자들 |
민주노총 충남서부지구협의회 한종현 의장은 “지금은 비록 동희오토 노동자들이 한국노총 소속이지만 노조 민주화와 업체 폐업을 막기 위해 끈질기게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의 대의에 복무하고 비정규직 투쟁을 승리로 만드는 것이 민주노총이 해야 할 역할이다.”며 지역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을 주문했다.
한편 집회 대표단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갔는데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박창식 수석부지부장에 따르면 회사측 대표로 나온 동희오토 원청 관리부장, 대왕기업 업체 소장이 “항의서한 줄 테면 주고 말 테면 말아라.”고 말했다며 “노동자 대표단을 이정도로 무시하는 회사는 처음 보았다. 회사가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항의서한을 찢어버리고 나왔다.”고 전했다.
서산경찰서 항의방문, “경찰은 회사편인가”
항의 집회 중 성희롱까지 발생
이어 집회참가자들은 정문집회를 마치고 연행자 석방을 촉구하며 서산경찰서로 향했다. 서산경찰서에서는 밤 10시 30분까지 항의집회를 이어가며 연행자들과 면회했으며, 서산경찰규탄발언이 이어졌다.
여는 합동법률사무소 김태욱 변호사에 따르면 정문집회 연행과정에서 해복투 최진일 사무장은 회사 관리자들에게 납치되어 10여 분간 차에 태워져 감금당했는데, “경찰이 이를 막기는커녕 회사를 비호”했다며 “경찰이 본분을 망각하고 회사의 편에 서 있다.”고 전했다.
또한 서산경찰서 항의방문에서 경찰의 성희롱이 확인돼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는 더욱 가중됐다. 민주노총 충남 서부지구협의회 교선부장에 따르면 “우리를 막아서려거든 여경을 부르라고 여성노동자들이 수차례 항의했으나 심지어 경찰 최00 지휘관은 나의 어깨를 손으로 쥔 채 ‘너도 여자였어? 난 남잔 줄 알았지.’라며 비웃음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교선부장은 최00 경찰을 잡고 사과를 요구했는데 오히려 교선부장의 “손을 비틀고 다른 경찰들까지 몰려들어 힘으로 밀어내고 도망가” 버렸고, 서산경찰서에 다시 한 번 사과를 요구했으나 “수사과장 역시 백주대낮에 경찰이 그럴 리가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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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길 현장기자 |
서산경찰서 항의 집회는 밤 10시 30분경까지 계속되었으며,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 소속 박상길, 방선길, 주성인 노동자가 밤 10시 10분경 서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왔다.
함께 연행된 민주노총 충남본부 권오관 수석부본부장,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 이청우 사무장, 동희오토 해복투 최진일 사무장,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 소속 김주호, 김기서, 정지호, 조인성, 최덕진 노동자는 현재 서산경찰서에서 풀려나지 못하고 계속 조사를 받고 있다.(정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