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을 지키려던 철거민의 대규모 참사를 두고 원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여 경계된다.

백동산 용산경찰서장, "화염병"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은 20일 낮 12시 용산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을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내세웠다.

백동산 서장은 조기 진압작전에 돌입한 이유에 대해 “새총을 이용 유리구슬.골프공을 쏘고 화염병을 인접 건물에 던져 화재가 발생하는 등 공공의 안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계속했다. 더는 불법을 묵과할 수 없어 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20일 오전 7시께 경찰 특공대원들이 망루 1층에 진입하자 망루 3층에 있던 농성자가 특공대원들에게 시너를 통째로 붓고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 과정에서 특공대원 6명이 화상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한승수 총리, "법과 질서 지켜야 불행한 일 없다"

한승수 총리는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법과 원칙 적용’을 요점으로 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한승수 총리는 “사고로 인해 법을 집행하던 경찰관 한 명이 귀중한 생명을 잃었고 시위 중이던 다섯 사람도 귀한 목숨을 잃었다”며 경찰관의 죽음에 무게를 둔 후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승수 총리는 “정부는 이번 일이 발생한 원인과 경위를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히고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며 “불법폭력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어느 누구에 의한 것이라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도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앞장서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협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늘 한승수 총리의 정부 입장 발표는 사태 발생 원인과 경위를 철저하게 밝히겠다면서도 ‘법과 원칙’을 강조해, 사태 원인을 법질서를 어긴 데서 찾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조갑제, "민주당이 불법점거 시범"

한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조갑제닷컴에 ‘경찰에 불리한 기사 제목’이라는 글을 올려 “‘연합뉴스’ 기사 ‘경찰 진압과정서 철거민추정 5명 사망 - 용산 재개발지역 점거농성 현장서 시신 5구 발견’이 제목에서 오해를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갑제 씨는 “신너를 모아놓고 화염병도 던지면서 불법 시위를 하는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들도 다쳤다. 점거농성 건물에 불을 붙인 것은 경찰관이 아닐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제목은 마치 경찰이 진압을 잘못 하여 다섯 명을 죽게 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조갑제 씨는 “‘점거농성 현장에서 화재, 5명 사망, 경찰관도 부상’이라는 제목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조갑제 씨는 다른 글 ‘정세균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나?’에서 “며칠 전까지 국회를 난동(亂動)의 현장, 불법 점거의 현장으로 만들었던 정당은 자신들의 행위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된 불법(不法)폭력 점거의 시범이 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책임을 거론했다.

정세균 대표에 대해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기 전이고, 농성자가 신너와 화염병을 사용했으며, 경찰관도 사망, 부상한 마당에 ‘공안통치’ ‘시민 살상’ ‘죽음 강요’ 같은 선동적인 언어를 구사하여 정부만 공격하는 대표”라며 선제 공세를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