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성수.윤용헌 씨는 망루 4층에서 뛰어내렸다. 주차장 방향 4층 조망창으로 뛰어내린 농성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망루와 베란다 담 안쪽으로 뛰어내린 농성자와 바로 베란다로 뛰어내린 농성자로 나뉜다.
지석준 씨와 고 이성수 씨는 안쪽으로 뛰어내렸고, 지석준 씨는 고 이성수 씨의 부축으로 베란다(A)까지 이동했다.
이 위치에서 MBC 화면에 잡힌 농성자는 모두 5명으로, 김대원, 김주환, 김재호, 지석준, 김성환 씨 등이다.
C 위치에 김대원 씨가, D위치에 김주환 씨가 확인된다.
김대원, 김주환, 김재호 씨 등은 F쪽 계단을 이용해 왼쪽 옥상으로 이동하거나 베란다출입구(E)쪽으로 이동하다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성환 씨는 독도참치 광고판 아래 베란다에서 고인 물에 고개를 박고 있다 망루가 완전히 소실된 후 경찰특공대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MBC 동영상에 잡히지 않고 사망하지 않은 나머지 4인의 동선도 명확하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베란다(A) 난간에 걸터 있던 지석준 씨를 부축한 고 이성수 씨와 지석준 씨의 아들 이름을 부르며 '가자'고 말한 고 윤용헌 씨의 행방.
베란다 쪽 낭떠러지(C)와 불타는 망루(B)가 아니라면 창고 위(F)를 통한 남일당 건물 옥상이나 베란다출입구(E) 쪽 밖에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 순천향병원에 입원중인 지석준 씨, 두 다리와 허리에 큰 부상을 당했다. |
지석준, “왜 불타 죽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지석준 씨를 순천향병원에서 만났다. 지석준 씨는 검찰과 진상조사단의 조사 과정에 일관되고 동일한 진술을 하고 있다. 지석준 씨는 E와 F 방향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망루 안에서 불이 퍽하고 번지는 모양이었다. 망루 안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불이 번지자 망루 4층에 몰려 있던 철거민들은 망루 밖으로 난 조망창을 향했다. 숨을 쉬기 어려웠기 때문에 조망창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불길이 올라왔다.
어떤 순서로 뛰어내렸는지는 모르겠다. 본인이 뛰어내렸고, 이성수 씨가 본인의 다리 위로 떨어졌다. 본인은 다리와 허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윤용헌 씨는 본인에게 "(본인의 아들 이름인) 승우야, 빨리 일어나 거기 있으면 타죽는다"라고 말한 게 또렷이 기억된다.
이성수 씨는 본인을 부축해 옥상 난간 위에 걸쳐놓았다. 윤용헌 씨는 왼쪽 방향(계단 출구 쪽)으로 이동했고, 이성수 씨는 난간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이성수 씨는 평소 의협심이 강하고 적극적인 사람이었다. 마지막까지 나서서 일을 하곤 했다. 그 상황에서 나를 부축하고 오른쪽 방향으로 갔는데 죽었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쪽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한쪽이 옥상이면 그 상황에서 어디를 택하겠는가. 모르긴 해도 출입구 쪽으로 이동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출입구 쪽으로 갔다면 경찰특공대와 부딪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