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희생자 유가족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시행한 부검감정서 분석을 요청한 데 대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가 국과수의 부검 결과만으로 화재사 전후의 사인을 판단하기 힘들다는 등의 판단을 내놓았다.
인의협은 희생자 5인의 사인이 화재사(火災死)로 추정된다는 국과수의 부검소견으로 볼 때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후 시신이 불에 탔을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외력에 의한 손상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외력에 의한 손상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것으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 희생자에게 관찰된 골절 등에 대해서는 “이는 화재사의 특성상 외력에 의한 것인지 화염에 의한 것인지 특정하기 힘들다”고 밝히고, 소량의 피하출혈이 관찰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구타에 의한 것인지 기타 물리적 충격 등에 의한 것인지 특정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한 화재로 손실된 부위가 있어 이 부위의 외력에 의한 손상 유무도 시신 부검으로는 판단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추정되는 화재사 전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들므로, 여러 가지 정황을 참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상윤, "사건 당일 부검, 군대식 작전.."
이상윤 의사는 “검찰이 사인 발표시 부검 감정서를 인용하며 외인이 없었다고 발표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확실한 것은 부검결과서를 인용해 사인을 이야기한다면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상윤 의사는 특히 고 이성수 씨에 대해 “오른쪽 대퇴부와 하퇴부에 골절 있었으나 이 골절은 부검결과만으로는 불 때문에 발생한 골절일 수도 있다”고 말하고 “다만 그걸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외상으로 인한 사망인지 화재에 의한 사망인지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발생 당일 부검이 이루어진 데 대해 이상윤 의사는 “우리 단체 뿐 아니라 관련 의학자 여럿에게 물어봤지만 이런 경우는 여태껏 없었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5명의 시신에 대해 5인의 부검자가 한꺼번에 진행한 경우도 흔치 않다”며 “군대식 작전을 연상케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