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공은 통상장관회담

관세환급 등 쟁점 남아...서비스는 한미FTA 플러스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협상단 차원의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그러나 23.24일 양일간 서울에서 개최된 이번 한-EU FTA 8차 협상에선 관세 환급, 일부 원산지 관련 쟁점 등 정치적 성격의 이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혜민 FTA 한국측 교섭대표는 다음달 2일 한-EU 양측이 런던에서 한-EU 통상장관 회담을 열어 8차 협상 결과와 남은 쟁점을 논의해 최종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는 "한국과 FTA 협정이 EU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이제까지 EU가 했던 어떤 FTA 보다도 가장 야심차고 가장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관세의 양허나 제거, 서비스 분야, 투자분야, 비관세 장벽, 지적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EU 관세 5년내 완전철폐

한-EU 양측은 관세를 3년내 96% 이상, 5년내 완전 철폐키로 했다. 품목수 기준으로는 조기철폐(즉시철폐+3년내 철폐) 비율이 한국이 96%, EU는 99%로 이는 한.미 FTA 당시 미국측의 조기철폐 비율(91.4%)보다 높다.

그러나 잔여 쟁점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는 "현재 협상을 많이 진척한 상태지만 아직 쟁점으로 남아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은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성공을 100% 보장하기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베르세로 수석 대표는 "런던에서 양측 통상장관 회담에서 교섭대표들의 협의 결과를 보고 받고 검토한 다음 궁극적으로 결정을 내려서 앞으로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민 한국측 교섭대표도 "남은 쟁점인 관세 환급, 원산지 관련 내용은 협상단 차원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이라며 "협상의 최종타결 여부는 통상장관 회담에서 결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환급 "양보 못 해"...쟁점으로 남아

관세환급 문제는 한-EU FTA 협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쟁점 중 하나로, 통상장관회의에서 정치적으로 타결을 봐야 할 문제로 전망된다.

한국은 통상 다른 곳에서 부품을 가지고 와서 재수출 할 때, 부품 수입시의 관세를 환급해주고 있다. 그러나 EU측은 관세환급을 실시할 경우 특혜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EU는 일부 개도국과 과거 식민국가를 제외한 칠레, 멕시코 등과 FTA에서 관세환급을 금지하고 있다.

이혜민 대표는 EU 시장에서 한국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일본과 중국이 관세환급 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시장 개방을 댓가로 얻는 EU시장에서 만악 관세환급 금지를 우리가 받아주면 새로 추가되는 관세철폐 혜택을 상당히 훼손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WTO도 관세 환급제도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FTA에서 철폐하는 건 곤란하다는 게 한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다음달 2일 관세환급 등 남은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양측 통상장관은 타결을 선언한다. 외교통상부는 타결이 선언되면 5월에 가서명, 연내 본서명, 내년 1분기 내 협정발효를 예상하고 있다.

주요 분야별 협상 동향

상품양허

△공산품

EU측은 자동차부품(관세율 4.5%), 무선통신기기부품(2∼5%) 등의 품목에 대한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철폐하고, 한국은 자동차부품(8%), 컬러TV(8%), 냉장고(8%), 선박(5%), 타이어(8%) 등의 품목에 대해 즉시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한-EU FTA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자동차의 경우 1500cc 초과 중대형 승용차의 관세는 3년, 1500cc 이하 소형은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농산물

농산물 양허협상에서는 한국 측이 EU측에 농업의 민감성을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이혜민 대표는 설명했다.

쌀은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EU로 부터 수입이 많은 냉동돼지고기삼겹살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을 한미FTA결과(2014년 철폐)보다 장기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EU측은 한국이 이미 FTA를 체결한 칠레, 미국 등과 경쟁하고 있는 품목, 특히 상업적 이익이 있는 관심품목에 대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혜민 대표는 "입장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대한 최종 결론은 통상장관회담에서 전체적인 협상의 패키지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서비스 분야는 EU측의 관심사항이 반영됐다. 일부 통신서비스(방송용 국제위성전용회선서비스) 및 환경서비스(생활하수 처리서비스)는 한-미FTA 보다 추가된 소위 '한미FTA 플러스(plus)'로 개방한다는 데 합의했다.

18일 8차 협상에 앞서 이혜민 대표는 "한-미FTA 서비스협상을 할 때, 주요 국가들과의 FTA 특히 EU와의 FTA를 염두에 두고 EU와의 시장개방 상황도 검토를 해서 진행했다"며 "미국과 EU의 서비스 공급자의 주요관심사항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리적 표시

지리적 표시의 경우 품목을 협정 부속서에 기재해 상호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농식품의 지리적표시 보호수준을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의 포도주.증류주 보호 수준으로 강화하고 선행상표의 사용도 보장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

개성공단 원산지 표시 문제에대해서도 한미FTA를 준용했다. 개성공단과 관련된 상세한 사항은 1년 후에 설치되는 한반도 역외가공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다. 물론 이와 관련한 사항도 합의사항에 포함되지 않으며, 최종합의사항은 모든 것이 다 합의가 되어야 최종합의된 것으로 간주가 되는 것이라고 이혜민 대표는 설명했다.
태그

통신 , 서비스 , 자동차 , 자유무역협정 , FTA , 물사유화 , 물 , 한-EU FTA , 삼겹살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변정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