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 8집 '공존', 세상을 향한 거침없는 메시지

용산참사, 촛불 등 사회성 짙은 노래 담아

지난달 4인조 록그룹 윤도현밴드(YB)가 8집 앨범 '공존(共存)'을 발표했다. 3년 전 발매한 7집 'Why be'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총 12곡이 담긴 이번 신보에는 어쿠스틱 발라드부터 스카, 하드록까지 다양한 장르의 열두 곡이 공존한다.

  YB 8집 '공존'
장르의 공존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 또한 공존한다. 용산참사, 촛불, 교육문제, 청년실업 등 사회비판적 목소리를 거침없이 담았다. 이 사회의 '지금'을 솔직하게 담고 싶었다는 YB는 노래를 통해 '지금'의 우리를 다독이고 선동한다.

두 번째 수록곡 '88만원의 Losing Game'은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 88만원 세대의 청년실업 문제를 다뤘다.

"너의 시뻘건 거짓말 달콤하고 헛된 기대들, 믿을 수 없는 약속들,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네. 희망은 멀리 사라졌네"

이 곡에서 YB는 88만원을 손에 쥐고 아등바등 사는 청년들의 좌절감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경제살리기, 일자리 창출 등 '너'의 무수한 약속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으로 비참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의 자조가 구슬프다. 사물놀이와 록의 어울림이 독특한 곡이다.

세 번째 곡 '깃발'은 용산참사로 불거진 철거민 문제를 다뤘다.

"힘 없는 자들의 아우성 속에서 들끓는 나의 뜨거운 피를 느꼈다. 고맙다 형제들이여. 깃발을 들어라 승리를 위하여"

윤도현은 용산참사 현장에 다녀온 후 이 노래를 만들었다 한다.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물을 삼키고 깃발을 들라며 거침없이 선동한다. 결의에 찬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곡으로 스카밴드 킹스턴루디스카와 함께 했다.

여섯 번째 수록곡 '후회없어'는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해 들었던 촛불의 기억을 담았다.

"촛불 든 손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워도 친구들아 나를 걱정하지마. 날 가로막고 내 눈 가리고 내 숨을 조여와도 후회없어"

뜨거운 촛불의 의지 앞에서도 벽을 쌓고 귀를 막아 소통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한다. 가리고 숨기고 숨을 조여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거리로 나왔던 행동엔 후회가 없다 말한다.

[출처: 윤도현 공식 홈페이지]

물론 YB의 '공존'은 이러저러한 논란이 많다. 진보를 장사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과 정치색이 너무 짙다는 비판도 있다. 고민과 실천에는 동의하지만 그 결과물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반항해도 바로 찍히는 '지금', 그들의 솔직함이 우려되면서도 반갑다. 벌써부터 KBS의 몇몇 프로그램 출연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 처절한 봄, 현실에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YB가 날개짓을 시작했다. 투박하더라도, 지나치게 직설적이라도, 촌스럽더라도, 할 말 못하고 사는 '지금', 그들의 날개짓과 함께 해 보자.

한편 YB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14일부터 5월 3일까지 홍대 V-Hall에서 총 18회의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