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양측의 여러 차례 신경전 끝에 이뤄진 이명박 정부 첫 남북 공식대화가 22분에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채 끝났다.
21일 밤 8시35분께 개성공단 내 북한 중앙특구개발총국 사무실에서 남북 당국자의 만남이 이뤄졌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채 본격 협의는 벌이지도 못하고 22분 만인 밤 8시57분에 끝났다.
먼저 북한 대표가 준비한 문건을 읽었다. 북한은 남측에게 개성공단 내 "토지 사용료 지불 유예와 저임금 등의 전면 재검토"를 시사했다. 토지 사용료를 내라는 주문이었다. 동시에 개성공단 사업의 재검토를 예고하는 조치이기도 했다.
이어 남한 대표가 준비해간 문건을 읽기 시작하자 북한은 제지했다. 남한은 문건을 북한에 전달했고 북한은 내용을 확인만 한 뒤 문건을 다시 남한에 돌려줬다.
남한 대표가 준비한 문건은 20일 넘게 억류된 유씨의 조속한 인도와 개성공단 통행제한 해제 국가원수에 대한 비방 중단 등의 내용을 담았다. 북한은 유씨 문제는 이번 접촉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협의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은 21일 오전과 오후 모두 7차례에 걸쳐 연락관 접촉을 시도하면서 당국자간 만남의 장소와 회의 주제 등을 조율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회담자 명단이나 의제도 언급하지 않은 채 남한 대표단을 "총국 사무실로 오라"고 했다. 회담 장소를 둘러싼 공방 끝에 남한은 회담 장소를 양보해 북한 총국 사무실에서 첫 회담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