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국회 상임위 통과

상정 15분만에 처리, 야당 “날치기” 일제 반발

22일 낮 11시45분 한미FTA 국회비준동의안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했다. 비준안은 상정된 지 15분 만에 처리됐다. 이날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표결처리 시한으로 못박은 날이다.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들이 박진 위원장을 둘러싸고 있다.

‘한미FTA 졸속비준을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비상시국회의) 소속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처리를 막았다. 그러나 박진 위원장은 이날 11시30분 비준안을 상정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진 위원장에게 정회를 선언하고 논의할 것을 요구했지만 박진 위원장은 이를 무시하고 회의를 계속 진행했다.

11시41분 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인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이 안건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원안 의결을 주문하자 11시44분 박진 위원장은 “질문 있느냐”고 의원들에게 물었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없어요”를 외쳤다. 야당 의원들은 “질문이 있다”며 손을 들고 소리쳤다. 그러나 박진 위원장은 45분 “질의가 없음으로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원안대로 통과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말하고 방망이를 두드렸다.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날치기다”, “원천 무효다”를 외치며 강력히 항의했다.

상임위를 통과한 비준안은 4월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비준안 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비상시국회의 의원들

앞서 이날 오전 9시30분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비상시국회의 의원들은 “서둘러 처리할 이유가 없다”며 “선비준은 미국의 재협상 요구가 있을 때 우리정부의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인 국회비준권을 먼저 버리는 일”이라고 밝히고 비준안 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이 왜 구걸외교를 하는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선비준 상태에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를 다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미국은 화살과 창을 던지며 재협상하자고 하는데 한국 국회는 방패를 다 버리자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기갑 의원은 “18대 국회에서는 변화된 상황에 대한 영향평가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