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조모 경감의 사진이 게재된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 글들이 대부분 사라져 네티즌들을 아연케 하고 있다. 이는 조모 경감이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각 포털에 신고해 해당 게시물들이 '임시조치'된 결과다.
▲ 지난 1일 노동절 집회 당시 종로3가 지하철역에서 장봉을 휘두르고 있는 조 모 경감/ 참세상 자료사진 |
임시조치 제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2에 의한 것으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을 당한 당사자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삭제를 요청하면 포털이 30일 이내 해당 정보 접근을 임시 차단하는 제도다.
그러나 연속적인 게시물 삭제 사태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1일 논평에서 "임시조치 제도가 공권력의 치부를 은폐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어청수 전 경찰청장 동생 관련 게시물이 임시조치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이번 임시조치가 언론보도 내용을 퍼나르거나 이를 토대로 작성된 게시물이 삭제됐다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명예훼손이 있었다면서 그것을 보도한 언론을 시비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퍼나른 네티즌의 입막음에만 나서는 것은 손쉬운 상대를 골라 국민 여론을 통제하는 경찰권 남용"이라는 것이다.
국회에 발의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논란거리다. 개정안에는 임시조치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무조건 처벌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이 개정안이 헌법상 기본권을 일방적으로 제약하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보고 있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임시조치 제도는 사생활 침해/명예훼손과 표현의 자유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현재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에서 검토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 논의에 전문적으로 명예훼손 분쟁을 조정하는 기구 설치가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