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비정규법 ‘2년 유예’로 가닥

이번 주 당론 결정...6월 국회 처리는 불투명

한나라당이 ‘법 시행 2년 유예’로 비정규법 개정의 가닥을 잡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의 다수가 '고용기간을 2년 연장하자'는 정부안 보다 '법 시행 2년 유예' 의견을 갖고 있다고 신성범 한나라당 원내공보부대표는 전했다. 비정규법 개정에 대한 최종 당론은 오는 11일 있을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신성범 원내공보부대표는 “정부안을 그대로 받는 것은 노동계나 야당의 반발이 클 것”이라며 “(정부안과 한나라당 안의) 실제 효과는 같아 혼란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은 법 자체를 개정해야 하는 정부안 대신 시행시기를 정해 놓은 부칙만 바꿔 사실상 비정규직 사용기간 2년 연장의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간제 고용기간 연장 의견을 굽히고 있지 않지만 한나라당 당론이 결정될 경우 법 시행 유예로 힘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법 개정의 빠른 추진을 위해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추미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당정긴급협의에서도 한나라당은 추미애 환경노동위 위원장에게 “비정규직 대량해고 책임의 8할”을 돌리며 법안 상정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책임론에 민주당은 시큰둥하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마치 자기들이 비정규직 문제에 관해 크게 걱정하고 있고 온갖 고뇌를 다하고 있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맞받아 쳤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정부와 한국노총 등과 논의해 진전된 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6월 국회 개회 여부조차 불투명 한 상태라 비정규법이 개정되더라도 한나라당과 정부가 고용대란의 시한으로 말하는 오는 7월 1일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임위에 법안이 상정조차 안 되어 있는 것은 물론 6월 임시국회에는 언론 관련법과 한미FTA 비준안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버티고 있어 한나라당이 비정규법 개정으로 힘을 쏟을 지도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제외한 자유선진당 등 다른 야당들과의 공조로 상임위부터 열겠다는 계획이지만 류근찬 자유선진당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제의나 접촉이 없다”고 말하는 등 엇박자만 연출되고 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소집해서 열려고 해도 다른 정당이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호도하기 위한 꼼수라면 잘못된 발상을 깨끗하게 포기하고 우리 요구사항에 대해 답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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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 환경노동위원회 , 비정규법 , 2년 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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