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쩌다 알게 된 땡초스님 그 분
오늘도 소주 몇 잔 걸치고 길거리에 섰다
공력 모자라 눈도 아닌 비도 아닌
소리도 없는 그런 진눈개비 맞으며
허연 입김 뿜으며 캄캄한 하늘도 쳐다보며
손전화 든 두꺼비손 귀를 덮고
울먹이고 있다 애원하고 있다
보고 싶어요 나 다시 들어갈래요
그 보지 속 깊은 자궁이 그리워요
그 따사하고 편안한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요
진눈개비는 깎은 머리를 타고내리며
꺼이꺼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되고
까만 하늘 너머 먼 곳
속세의 그곳 어느 여인을 못 잊어
그 연줄 끊지 못해 손끝에서 바르르 떨고 있는데
이젠 내가 너무 커 못 들어가나요?
당신 치마 속은 여전히 여전한데
그 풀내음도 꽃내음도 아닌
하늘내음인 듯 깊은 바다내음인 듯
짜릿하고 아득한 숨이 막히는 듯 뜨겁고 적막한
보지 속으로 자궁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요 엄니
보고 싶어요 엄니-
까만 진눈개비 맞으며 저만큼 비틀거리고 있는데
미친 놈 여자가 그렇게 좋으면
왜 머리는 깎았어? 하다가
나도 그런 여자 하나 있었으면 한다
* 그리워 할 그 누가 어디엔가 있다는 건 행복이다. 12월이 되면 보고 싶은 사람도 많다. 바람이 불고 눈이 오면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