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대한 짧은 동화 한 편

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는, <뒤돌아보면> 의 작가 에드워드 벨라미의 작품으로서, 자본주의에 대한 짤막한 풍자 소설입니다.

소설 <뒤돌아보면>이 1888년 미국에서 백만 부가 넘게 팔려나가며 초베스트셀러가 되자, 에드워드 벨라미가 그 후속편으로 내놓은 소설 <평등(Equality)>에 실린 단편입니다.

  소설 <평등> 발행 당시를 묘사한 기사내용

오른쪽 사진은 1897년 7월 3일자 뉴욕 타임즈 기사인데, 당시 <평등>에 미국인들이 얼마나 열광적이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공황 시기) 은행으로 몰려가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며, <평등>의 초판을 발간하자마자 사람들이 서점으로 몰려가서, 단 36시간만에 모든 책이 다 팔렸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건 아마도 모든 출판사들과 저자들의 꿈이겠죠.)

이 우화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착취, 공황, 실업의 문제를 아주 쉽고 짧게 잘 설명하고 있어서, 미국에서는 20세기 초까지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이 단편을 유인물에 담아 뿌렸다고 합니다. 후반부의 대안 부분에는 19세기말의 사회주의가 가진 한계도 조금 엿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전반부의 묘사가 워낙 탁월해서 재미있게 읽을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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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의 우화(The Parable of the Water-Tank)


에드워드 벨라미(Edward Bellamy)




아주 건조하고 메마른 나라가 있었다. 그래서 그곳에 사는 민중들은 물이 부족해 몹시 힘들어했다. 그래서 민중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 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로지 물만 찾으러 다녔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물을 찾지 못해 죽어갔다.

그럼에도 그 나라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교활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살았으며,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곳에 물을 모아 저장해놓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이름은 자본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가서, 물이 너무 필요하니 마실 수 있도록 모아둔 물을 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꺼져, 이 멍청한 인간들아! 왜 너희들한테 우리가 모아놓은 물을 줘야 되나. 그러면 우리도 너희들처럼 될 거고, 너희들과 같이 죽어갈 텐데 말이야.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말을 잘 들어. 우리의 노예가 되면 물을 주겠다.”

그러자 민중들이 말했다.“물만 주신다면 저와 제 아이들은 당신의 노예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었다.


- 임금과 물가

이제, 자본가들은 자신의 종족 안에서 지각 있고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었다. 자본가들은 우두머리, 관리자와 함께 노예들을 모아놓고 명령을 내려서, 일부는 샘에서 물을 퍼내고, 다른 이들은 물을 나르고, 또 다른 이들은 새로운 샘을 찾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물은 함께 한 곳으로 모았다. 자본가들은 이 물을 담아놓을 거대한 수조를 만들었다. 그 수조의 이름은 시장이었다. 민중들은, 자본가들의 노예들조차도 물을 구하러 그 시장으로 갔다. 자본가들이 민중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모든 물은 이 수조에 담을 것이다. 이것이 시장이다. 그리고 물통 하나당 우리는 너희에게 1페니씩 주겠다. 그리고 너희와 마누라. 아이들이 마실 물을 우리가 주겠지만, 너희는 우리에게 물통 하나당 2페니를 내야 한다. 그 차액은 우리의 이익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익이 없다면 우리는 너희를 위해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너희는 모두 죽게 될 것이다.”

민중들은 이해하는 게 둔했기 때문에, 그들의 눈에는 이게 좋아보였다. 민중들은 많은 날들을 부지런히 물을 길어다 날랐고, 지어 나른 물통 하나마다 자본가들은 1페니씩 주었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바로 그 수조에서 다시 퍼서 민중들에게 줄 때는, 저거 봐라,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물통 하나당 2페니씩 지불했다.

그리고 많은 날들이 지나자, 그 수조가, 즉 시장의 꼭대기가 넘쳐흘렀는데, 이는 민중들이 한 통의 물을 부으면 겨우 물 반통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돈 밖에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매번 물을 가져올 때마다 남게 되는 초과량 때문에 수조가 넘쳐흘렀다. 민중은 많지만, 자본가들의 수는 적은 데다, 자본가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조는 넘쳐흘렀다.

그리고 물이 넘치는 것을 알게 된 자본가들이 민중들에게 말했다.“내 말 들어봐. 수조, 아니 이 시장이 넘쳐흐르지? 앉아 봐. 그러니까 말이야, 차분히 앉아서 수조가 빌 때까지 더 이상 물을 퍼오지 말아라.”


- 실업

민중들은 자본가들이 물을 구입하지 않아, 돈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자, 물을 살 수 있는 돈이 다 떨어져서 자본가들에게서 물을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자본가들 역시 아무도 물을 사가지 않아서, 더 이상 이익을 남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곤경에 빠졌다. 그러자 자본가들은 사람들을 큰 길과 샛길, 산울타리로 내보내서 소리치게 했다.“목마른 사람이 있거든 수조로 와서 우리한테 물을 사시오! 물이 넘쳐 흐리고 있소!”

자본가들끼리 이런 말을 주고받았기 때문이었다.“지금은 물이 잘 안 팔리는 불경기야. 광고를 해야겠어.”

하지만 민중들이 말했다. “당신들이 우리를 고용하지 않아서, 물을 살 돈을 만들 방법이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물을 사겠소? 당신들이 예전처럼 우리를 고용하면, 우리도 목이 마르니 기꺼이 물을 사겠소. 그러면 당신도 광고를 할 필요가 없을 거요.”

그러나 자본가들은 민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미 수조, 다시 말해 시장이 넘쳐흐르는데, 우리더러 물을 퍼오라고 너희를 고용하라는 말이냐? 물부터 사라. 그래서 수조가 완전히 비면 너희를 다시 고용하겠다.”

다시 말해서, 자본가들이 물을 퍼올 민중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으니까, 민중들은 자신들이 예전에 퍼다 놓은 그 물을 살 수 없었던 것이고, 민중들이 자신들이 예전에 퍼다 놓은 물을 살 수 없게 되니까, 자본가들은 물을 퍼올 민중들을 더 이상 고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이런 말들이 퍼졌다.“공황이다.”

민중들의 목이 탔다. 그것은 이 나라가 조상들이 살던 때처럼,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물을 찾을 수 있도록 열려있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자본가들이 모든 샘물과 우물과 수차(水車)와 물그릇과 물통을 모두 소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수조에 모아져 있는 물을 살 수 없었다. 그것이 시장이었다.

그래서 민중들이 자본가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보쇼. 수조는 넘치는데 우리는 목이 말라 죽어가고 있소. 그러니 우리한테 저 물을 주시오. 안 그러면 우리가 죽을 판이요.”

하지만 자본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겐 안 되지. 저 물은 우리 꺼야. 우리한테 돈을 내고 사지 않으면 절대로 물을 못 마셔.”그리고 자본가들은 그들의 방식에 따라 서약하듯이 못을 박았다. “사업은 사업이야.”

하지만 자본가들은 민중들이 더 이상 물을 사지 않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자본가들끼리 이런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의 이익이 우리의 이익을 막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만들어왔던 이익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이익을 만들 수 없는 것 같아. 우리의 이익이 어떻게 해서 우리에게 불이익을 주고, 우리가 가진 것 때문에 우리가 가난해질 수 있지? 점쟁이한테 사람을 보내서, 이 문제를 해석해달라고 하세.”

그리고 사람을 보냈다.

당시 점쟁이들은 사악한 말에 통달한 사람들이었는데, 자본가들이 가진 물 때문에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 물을 가지고 자신들과 그들의 아이들이 살아갔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들을 위해 민중들에게 말을 해주었다. 자본가들은 그다지 이해가 빠른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점쟁이들은 미리 할 말을 준비하지도 않아도, 주어진 임무를 잘 해냈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점쟁이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 문제는 수조는 가득 차 있는데도, 왜 민중들이 더 이상 물을 사러 오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다.

어떤 점쟁이가 이렇게 답했다. “그건 과잉생산 때문이에요.”
다른 점쟁이는 이렇게 말했다.“과잉공급 때문이에요.”
하지만 두 점쟁이의 말은 사실 같은 의미였다.
그리고 다른 점쟁이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에요, 태양의 흑점 때문이에요.”
그러나 다른 점쟁이는 또 이렇게 말했다. “이건 과잉공급 때문도 아니고, 태양 흑점 때문도 아니고, 악마가 지나가서 그런 것도 아니고, 신념이 부족해서 그런 거예요.”


- 평정

점쟁이들이 자기들의 방식에 따라 서로 논쟁을 하는 사이에, 이익만 아는 사람들은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러다 깨어나서는 점쟁이들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됐어. 당신들이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우리는 아주 편안해져. 이제 민중들에게 가서 그들이 편안해지도록 이야기를 해줘. 그래야지 그들도 좀 쉬고 우리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잖아.”

하지만 점쟁이들은, 그 무시무시한 학문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내들조차도,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명칭을 달고 다니는 그들조차도, 민중들이 돌을 집어던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그들 앞에 나가는 걸 질색했다. 민중들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점쟁이들이 자본가들에게 말했다.

“주인님, 우리의 재능이 참 묘한 것이, 여러분처럼 배부르고, 목마르지 않고, 편안한 사람들은, 우리의 말에서 평안을 찾습니다. 하지만 목마르고, 배고픈 자들은 그 안에서 평안을 찾지 못하고, 우리를 비웃기까지 합니다. 아마도 풍족한 사람이 아니면 우리의 지혜가 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자본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가란 말이야! 우리 명령을 안 따를 거야?”


- 풍요로 인한 굶주림

그래서 점쟁이들은 민중들 앞으로 나가서, 과잉 생산의 수수께끼와 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목말라 죽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너무 많기 때문에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민중들에게 태양의 흑점을 염두에 둘 것과, 또 신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라는 것도 이야기했다. 하지만 점쟁이들이 자본가들에게 이미 말했던 그대로였다. 민중들이 보기에는 점쟁이들의 지혜가 쓸데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민중들은 그들에게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꺼져, 이 대머리 새끼들아! 우릴 갖고 노는 거야? 풍요가 굶주림을 낳았다고? 너무 많아서 아무 것도 없다고?”그리고 민중들은 돌을 집어서 그들에게 던졌다.

자본가들은 아직도 민중들이 불만을 쏟아내며 점쟁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민중들이 수조로 와서 힘으로 물을 빼앗아 가지 않을까 공포스러웠기 때문에, 민중들 앞으로 성자들을 내보냈다. (하지만 그 성자들은 가짜 목사들이었다.) 성자들은 민중들에게 얌전히 지내고, 목마르다는 이유로 자본가들을 못 살게 굴지 말라고 말했다.

이 가짜 목사인 성자들은 민중들에게, 이 고통은 하느님이 그들의 영혼을 치료하려고 보낸 것이며, 그들이 인내하고 물에 대한 욕망을 참아내고 자본가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면, 고통이 지나간 후에 자본가가 사라지고 물이 풍요한 나라로 오는 귀신을 막아주겠다고 설교했다. 그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확실히 신의 예언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예언은 자본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항상 자본가들에 반대하는 말씀이었다.


- 자선

이제, 민중들이 계속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점쟁이나 가짜 목사의 말에도 잠잠해지지 않자, 자본가들은 손가락을 수조에 흘러넘치는 물에 살짝 담가서 그 끝을 적셨다. 그리고 손가락 끝에 묻어있는 물방울을 수조로 몰려온 민중들에게 확 뿌렸다. 그 물방울의 이름이 자선이었다. 그리고 그 물방울의 맛은 엄청나게 썼다.


- 무력

자본가들이 다시 상황을 보자, 민중들은 점쟁이나 가짜 목사인 성자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자선이라고 부르는 물방울도 먹히지 않고, 조용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분노하며, 수조로 떼거지로 몰려와 힘으로 뺏으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회의를 열어서 민중들 사이로 비밀리에 사람들을 보냈다. 민중들 중에서 전쟁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 사람들을 따로 불러서 교묘하게 그들을 구슬렸다.

“자, 이리 와봐. 자본가들하고 연합하지 않을래? 네가 자본가들의 부하가 되어서, 그들을 섬기고 민중들에 맞서 싸우면, 사람들은 수조에 침입하지 못 할 거야. 그러면 너는 물을 많이 가질 수 있을 테고, 너와 네 아이들이 목말라 죽지 않을 거야.”

그러자 힘센 사람들과 전쟁에서 기술을 갈고 닦은 사람들은 그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자신들을 설득하도록 묵묵히 듣고만 있었는데, 이는 목마른 삶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본가들에게 가서 그들의 부하가 되고, 널빤지와 칼을 지급받았다. 그리고 자본가를 위한 방어부대가 되어서, 민중들이 떼를 지어 수조로 몰려들 때마다 그들을 내려쳤다.


- 사치와 낭비

많은 날들이 지나고 나자 수조 안의 물의 수위가 낮아졌다. 그것은 자본가들이 그 물로 분수와 물고기용 연못을 만들고, 그 안에서 목욕을 했기 때문이었다. 자본가들과 아내들, 아이들은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물을 낭비했다.

그리고 자본가들이 수조가 빈 것은 알게 되자 이렇게 말했다.“공황은 끝났다.”

그들은 부하들을 내보내서 물을 다시 길어와 수조를 채울 민중들을 고용했다. 그리고 민중들은 물을 길어와 수조에 담고 물 한 통마다 1페니를 받았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바로 그 물을 다시 퍼서 민중들에게 줄 때는 2페니씩 받았다. 거기서 그들은 이익을 챙겼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수조는 예전처럼 넘쳐흘렀다.


- 선동가들

그리고 이제, 민중들이 수조를 넘쳐흐를 때까지 채우고, 다시 그 물이 자본가들에 의해 낭비될 때까지 목말라하는 세월이 수없이 지났을 때, 그 땅에는 선동가라 불리며 민중들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들은 민중들에게, 민중이 함께 힘을 모으면, 자본가들의 노예로 살 필요도 없어지고, 더 이상 목마름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자본가들에게는 이 선동가들은 눈의 가시 같아서, 이들에게 십자가형이라도 시켜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민중들이 두려워서 감히 그렇게 하지 못 했다.


- 선동가들의 이야기

선동가들이 민중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얼마나 더 거짓말에 속고, 그 거짓말을 믿으며 고통 속에서 살아갈 겁니까? 여러분들이 지금껏 자본가들과 점쟁이들에게 들어왔던 모든 말들은 다 그들이 교활하게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르겠어요? 여러분들이 언제나 가난하고 비참하고 목마르게 살아야 하는 게 신의 뜻이라고 말하는 그 성자도 마찬가지에요. 두고 보세요. 그들은 거짓말과 신성모독을 저질렀으니 하느님이 다른 이들은 모두 용서하더라도 그들에게는 쓰라린 심판을 내리실 겁니다. 어쩌다가 여러분이 수조 안에 있는 물을 사지 못하게 되었습니까? 여러분에게 돈이 없다는 게 이유가 될까요? 왜 여러분은 돈이 없을까요? 여러분이 시장이라는 수조에 물을 담을 때마다 한 통 당 1페니씩 받고, 여러분이 다시 수조에서 물을 가져갈 때는 한 통 당 2페니씩 지불해야 해서, 자본가들이 이익을 챙기기 때문이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여러분의 결핍으로 채워지고 여러분의 궁핍에서 나오는 풍요로움으로 만들어진 수조는 넘쳐흐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또한 여러분이 더 많이 고생할수록, 여러분이 더 열심히 물을 찾아서 나를수록, 상황은 더 최악으로 나빠지기만 할 뿐 더 좋아지지 않는 것은 자본가들의 이익 때문인 것이고, 그게 영원히 반복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악마의 모습이 드러나다

선동가들은 이런 방식으로 민중들에게 말을 하며 돌아다녔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민중들이 그들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중들은 선동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 말이 맞소. 우리가 우리 노동의 열매를 전혀 갖지 못하는 것은 자본가들과 그들의 이익 때문이오. 그래서 우리의 노동은 쓸데없는 짓이 되어버렸고, 우리가 수조를 채우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수록, 더 빨리 물이 차 넘치게 되지. 그러면 점쟁이들의 말처럼, 너무 많아서 우리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하게 되는 거야. 자본가들이 얼마나 독종들인지 잘 봐. 그들의 다정한 자비심은 잔혹하기만 해. 우리가 어떻게 그들이 우리에게 덧씌운 굴레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면 말을 해주시오. 하지만 당신도 해방을 향한 길을 모른다면, 잠자코 우리를 놔둬주시오. 그래야지 우리의 비참한 처지라도 잊을 수 있을 테니 말이오.”

그러자 선동가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그 방법을 알아요.”

민중들이 말했다. “우리를 속일 생각은 마시오. 이런 일이 시작되던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에 젖어 그 방법을 찾았지만, 누구도 해방을 위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소. 하지만 당신들이 방법을 안다면 빨리 이야기 해주시오.”


- 개선 방안

그러자 선동가들은 민중들에게 그 방법을 말해주었다.

“보세요.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가들이 다 가지고 있는데, 여러분들의 노동에서 나오는 이익을 그들에게 바치는 이유가 뭐죠? 도대체 자본가들이 무슨 위대한 일을 한다고, 여러분들은 그들에게 공물을 바치는 거죠? 하! 자본가들이 여러분들을 모아놓고 명령하고, 이리저리 데리고 가서 일을 시키고, 나중에 여러분에게 물을, 그것도 그들이 아니라 여러분이 수고해서 퍼온 물을 주는 것 때문인가요? 자, 이제 이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입니다! 자본가들이 하던 일을 여러분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그들이 여러분의 노동을 관리하고, 여러분을 모으고, 일을 나눠주는 거 말이에요. 그렇게만 하면 자본가들도 전혀 필요 없고, 그들에게 이익을 바칠 이유도 없어져요. 여러분이 일한 노동의 열매는, 형제들처럼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나누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만 하면 모든 사람들이 풍족해지고, 더 필요하다는 불만이 없어질 때까지, 수조는 넘쳐흐르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수조가 넘치면, 여러분 모두가 즐겁도록 재미있는 분수도 세우고, 연못도 만들면 됩니다. 지금 자본가들이 하듯이 말이에요. 하지만 그때는 모든 사람의 기쁨이 되는 거죠.”


-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자 사람들이 말했다. “좋아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겠소?”

선동가들이 대답했다. “여러분들 앞에 서서, 사람들을 모으고, 노동을 관리할 사려 깊은 사람을 선택하세요. 이 사람들은 자본가들과 같은 존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본가들 같은 주인님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의 형제들이고, 여러분이 하고 싶은 바를 실천할 관리자들입니다. 그들은 어떤 이익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고,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나눠가질 거예요. 더 이상 주인이나 노예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며, 오직 형제들만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 때때로 적당한 때가 되면, 노동을 관리하는 일을 대신할 사려 깊은 사람을 여러분이 고르면 됩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고, 그렇게만 되면 정말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별로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면 당신이 말한 대로 해봅시다. 우리가 해보자고!”


- 모든 일의 결말

자본가들은 함성소리와 민중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점쟁이들도 그 소리를 들었다. 가짜 목사들과 자본가들을 지키던, 전쟁 기술을 가진 힘센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그 소리를 듣고 엄청나게 떨었다. 그들은 무릎에서 딱딱 소리가 나도록 떨었다. 그리고 말했다. “우린 끝이야!”

하지만 자본가를 위해 예언하지 않고, 민중을 동정하던, 살아있는 신의 진짜 목사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민중들의 함성소리와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커다란 기쁨에 즐거워하며 해방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선동가들이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었던 모든 일들을 해냈다. 그리고 모든 일들은 선동가들이 말했던 것처럼 되어갔다. 그 나라에는 더 이상 목마른 사람도 없고, 굶주리는 사람도 없고, 헐벗은 사람도 없고, 추위에 떠는 사람도 없고, 궁핍한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모든 남자들은 친구를 보며 말했다. “내 형제여.”그리고 모든 여자들은 동료를 보며 말했다. “내 자매여.”

그들은 서로서로 형제와 자매처럼, 모두 하나로 단결하여 살아갔다. 그리고 하느님은 그 나라를 영원히 축복했다.


[원문] The Parable of the Water-Tank
[번역] neoscrum(http://blog.jinbo.net/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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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들을 대중화시켜서 많은 사람들의 의식수준을 높힐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 꿈틀이

    삼성왕국의 노예를 자처하는 등신꼬레안들에게 아주 좋은 글이네요. 다만 2줄 이상의 문서는 당최 읽을 생각을 않는 꼬레안들이다 보니, 정작 이 글을 반듯이 읽어야할 등신들에게는 읽힐 확률이 거의 없어보인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네요.

    글고 문서 말미쯤에 오타가 있습니다.
    "선동가들이 대다했다." -> "대답했다."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