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진보신당 서울시당, 금속노조 서울 등의 단체들은 잠실역에서의 발대식을 시작으로, 장장 10시간의 대행진에 참여했다. |
신자유주의에 따른 경제위기는 노동자 서민에게 더욱 각박한 삶을 강요하고 있으며, 정리해고, 비정규직 확대, 저임금 등의 사회 문제는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 도시의 근로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따뜻한 밥 한끼를 먹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었으며, 노동을 하며 쉴 공간도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다.
제 7회 차별철폐대행진은 이렇듯 서울 전역에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시민이 나서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노동조합, 지역주민이 연대하여 차별없는 서울을 만들고자 개최됐다.
‘부자들만을 위한 서울을, 노동자 서민의 서울로’라는 기치 아래 진행된 ‘차별철폐 대행진’은 잠실역에서 130여 명의 연대조직 구성원들이 모인 가운데 개최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진보신당 서울시당, 금속노조 서울 등의 단체들은 잠실역에서의 발대식을 시작으로, 장장 10시간의 대행진에 참여했다.
▲ 10일 오전 10시, 잠실역에서 차별철폐 대행진 발대식이 진행됐다. |
발대식에서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은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은 가진 자만을 존중하고 경쟁에서 패한 자는 배려하지 않는 계급도시를 만들고 있다”면서 “노동자 서민들이 희망을 노래하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차별철폐 대행진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발대식에서는 롯데월드쇼핑몰 비상대책위가 결합하여 참여했다. 롯데월드 쇼핑몰은 지난 2008년 12월 31일에 롯데 측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김영자 롯데월드쇼핑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기업 롯데가 임대업자들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30억 원을 걷어갔으며, 세부 명세에 대해 수차례 요구를 했으나 답변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임대 상인들은 IMF 때도, 주변의 재건축 때도 남아있던 사람들이다. 재건축만 끝나면 장사가 잘 될 것이라며 롯데 측이 상인들에게 부탁해서 적자를 무릅쓰고 참았는데, 입주민들이 들어오고 이제 막 매출이 생기려는 시점에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이라며 롯데 측의 부당함에 대해 토로했다.
▲ 송파구청 앞에서 공무원노조 지지 캠페인을 벌였다. |
차별철폐 행진단은 잠실역에서의 발대식 후, 송파구청으로 행진하여 공무원노조지지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에는 송파구청에서 국민체육진흥공단(공단)까지 행진, 이곳에서 공단 규탄집회를 열었다.
공단은 그동안 등급평가, 조합간부 징계 등으로 조합원들을 해고해 왔으며, 무인발매기 도입과 등급평가 강화 등을 도입할 예정에 있다. 이에 소속 조합원들은 차별철폐단에 참여하여 무인발매기 도입 저지, 해고자 원직목직, 부당징계자 징계철회,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 무인발매기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공단 방문 이후, 행진단은 장지역 LH공사 앞에서 ‘LH공사 규탄집회’, 오금역 롯데마트 앞에서 ‘SSM 진출 롯데마트 규탄집회’, 교대역에서 ‘공무원노조 노동기본권 쟁취, 법원 규탄 집회’, 학동역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현실화 결의대회’를 이어갔다.
▲ 차별철폐 행진단은 장지역의 LH공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
▲ 오금역 롯데마트 앞, 'SSM 진출 롯데마트 규탄집회'의 모습 |
‘최저임금현실화 결의대회’에서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은 “빈부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은, 작년 대기업 근로자 임금이 8~9% 인상될 때, 2.75%밖에 인상되지 않았다”면서 “최저임금투쟁을 여론화하고 부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261만원)의 절반인 한 달 임금 108만원, 시급 5180원을 최저임금으로 요구하며, 그 자리에서 직접 참가자들이 가계부를 작성, 생활임금을 계산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학동역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현실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최저임금현실화 결의대회’를 끝으로 차별철폐 행진단은 약 한 시간의 행진 끝에, 강남역에서 마지막 남동지역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에서 7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백혈병을 얻어 2005년 세상을 떠난 고 황민웅씨의 아내 정혜정씨가 삼성과의 투쟁 과정을 설명했다. 정혜정씨는 “노동부, 근로북지공단, 산업안전공단 등 노동자의 입장에 서야하는 정부 부처가 삼성 감싸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하면서 “KBS, SBS 등의 언론사들이 취재를 해 가지만 방송되지 않는다. 삼성은 정부 뿐만 아니라 언론까지도 다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과 싸우는 것이 힘들다”면서도 “그럼에도 삼성이기 때문에 싸워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큰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 남동지역 도부순례 마지막 일정인 강남역에서의 '남동지역 문화제' 모습 |
문화제에서는 매일 강남역에서 촛불 집회를 벌이고 있는 ‘강남 촛불’의 공연이 펼쳐졌으며, 오후 8시 쯤 행사가 마무리 됐다. 한대식 '이윤보다 인간을'의 활동가는 “우리의 한 걸음이 부자들만을 위한 서울이 아닌, 노동자, 서민을 위한 서울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으며, 이정원 아리랑 국제방송 지부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진실이 잘 알려지도록 이곳에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말했다.
차별철폐 대행진은 일주일간 진행되며, 10일 남동지역 순례를 시작으로, 11일에는 서부지역, 12일에는 중부지역, 13일에는 동부지역, 14일에는 남부지역, 15일에는 북부지역 순례를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