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선거용 색깔론이 나왔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네거티브 전략을 앞세운 색깔론으로 후보 덧칠하기가 시작돼 진흙탕 조짐마저 보인다.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해야 할 교육감 선거를 교육정책 대결보다는 이념대결로 몰아간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서울시 교육감 보수 단일후보를 선출한 ‘바른교육국민연합’은 12일 곽노현 서울 교육감 후보에 ‘주체사상’을 언급하는 등의 색깔론을 덧칠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여당의 북풍에 편승한 전형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다. 바른교육국민연합은 곽노현 후보의 보수진영 맞수인 이원희(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후보를 서울시 교육감 보수 단일후보로 선출한 단체다.
색깔 덧칠은 서울 뿐 만 아니다. 경기도 교육감 후보로 나선 보수성향 정진곤 후보 쪽도 김상곤 경기 교육감 후보에게 ‘새빨간 과거가 드러났다“고 9일 논평을 냈다. 정진곤 후보 진영은 “김 예비후보는 2004년 사이버노동대학 졸업식에서 민중의례뿐만 아니라 투쟁 투쟁 단결투쟁이라는 구호와 함께 민중가요를 부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
검찰개혁, 삼성 불법 승계 저지 주장에도 색깔 씌워
바른교육국민연합은 “곽노현은 90년대 초반 인민민주주의 법학 태두로 꼽히는 인물로 스탈린 시대의 즈다노프가 만들어낸 ‘인민민주주의 노선’을 따른다. 한마디로, ‘느슨한 혁명’을 이룬 후에 노동계급(당 및 수령)의 독재로 나아가야 한다는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연합은 “94년 ‘미국 회사법학과 한국 회사법학의 비교’라는 논문에 ‘한국 법률의 주체적 선진화,..탈종속…’ 등 당시 주체사상파의 용어가 고스란히 사용되고 있다”며 북한과 연결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곽노현 후보가 5.18내란죄 처벌, 안기부 권력남용통제, 검찰 개혁,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삼성 불법승계 저지 노력 등을 한 것도 ‘법학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선동’을 하기 위해 현실 정치 투쟁 이슈를 만들었다고 공격했다.
곽노현 후보 진영은 “법과 원칙, 양심과 상식에 입각한 곽노현 후보의 활동을 색깔론으로 덧씌우려는 바른교육국민연합의 행위에 대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얕은 술수를 버리라고 충고했다. 민주진보 단일후보에 대한 서울시민의 압도적 지지를 색깔론으로 뒤엎으려는 얄팍한 술수라는 것이다.
곽 후보 진영은 “빨갱이로 매도하는 방법은 시대착오적이고 케케묵은 수법이며 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정의, 인권에 대한 헌신을 색깔론으로 덧씌우는 작태”라고 지적했다. 곽 후보 진영은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을 넘어 민주헌정질서를 위협하는 범법행위”라며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아니라 ‘거짓교육, 날조교육, 색깔교육, 정치꾼교육 국민연합’임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국민연합이 선동목적이라고 주장했던 5.18내란죄 처벌을 두고 곽노현 후보 진영은 “사회정의와 민주헌정질서의 회복을 위하여 필수적인 과제였으며, 사법부에 의하여 이미 의문의 여지없이 판단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검찰개혁 주장을 한 것을 두고도 “검찰 개혁이 지연된 탓에 바로 지금과 같은 검찰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상황이 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삼성 불법편법 승계에 대한 문제제기를 놓고는 “우리 사회 정의와 기업의 민주화 그리고 우리 사회의 도덕성 및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