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합동조사단은 20일 오전 10시 국방부에서 가진 조사결과 발표에서 윤덕용 조사단 단장은 △천안함은 어뢰에 의한 충격과 버블에 의해 침몰했고 △가스터빈실 좌현 3미터 수심 6-9미터에서 폭발했으며 △무기체제는 북한산 폭약 250kg으로 확인되었고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스웨덴 등 5개국 테스크포스팀이 모두 동의한 결론이라고 밝혔다.
합조단, 북 어뢰에 의해 천안함 침몰...어뢰 파편 공개
[출처: 합조단이 공개한 어뢰파편에 적혀 있는 북한 글씨체] |
합조단은 결정적 증거물로 사고 인근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의 추진동력부인 추진모터와 프로펠러 등을 공개했다.
윤덕용 합조단 단장은 “지난 15일 백령도 해상에서 쌍끌이 어선에 수거된 각각 5개의 순회전 및 역회전 프로펠러, 추진모터와 조종장치는 북한의 수출용 무기소개 책자에 소개된 'CHT-02D' 어뢰의 설계도면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천안함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 추진부 뒷부분 안쪽에서 ‘1번’이라는 메직으로 쓴 한글을 발견했으며, 이는 우리가 확보한 북한의 어뢰 표기방법과도 일치하는 것”이라며 “어뢰 부품이 북한에서 제조됐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어뢰 파편에 형성된 흰색 분말은 천안함의 함미와 함수에서 발견된 흡착물과 동일한 성분으로 수중폭발에서 얻을 수 있는 폭발제 성분이라고 밝혔다. 또 어뢰 파편의 부식정도가 함수의 철 부식 정도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또 컴퓨터를 이용한 폭발유형 시뮬레이션 결과, “수심 6~9m, 가스터빈실 중앙으로부터 좌현 3m의 위치에서 총 폭발량 200~300㎏규모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하며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합조단은 천안함이 피격 당시 물기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는 △백령도 해안 초병이 천안함 폭발 당시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 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튄 점, △생존자들이 탈출시에 좌현에 물이 고여서 발목이 빠졌다는 진술 △폭약이 폭발해서 발생한 잔재가 함수에서 함미이르기까지 선체 전반에서 검출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윤 단장은 "이상의 증거들을 종합할 때 어뢰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으로부터 발사되었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며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로 침몰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잠수함 이동경로에 대해서는 정확히 답변하지 못했다.
합조단은 “사건발생 2~3일전 상어급 1척, 연어급 1척이 기지에서 이탈해서 활동한 것이 확인되었다”며,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수심 등 자료들을 분석해본 결과 연어급 잠수정 1척이 운영된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침투경로는 (북 잠수정이) 식별되지 않고 은밀히 하기 위해 공해 외각을 우회하여 온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야간에 목표를 식별하고 근접하여 어뢰를 발사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추정했다. 또한 도주경로를 묻는 질문에도 “신속히 현장을 이탈하여 침투했던 경로를 되돌아 간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잠수함 두 척이 기지이탈을 확인하고서도 공격을 막을 수 없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중으로 잠항하게 되면, 현재까지 개발된 과학기술로는 분명히 추적하는게 제한 된다”며 “기지 이탈을 식별했지만 우리 해역까지 침범해 도발할 것을 예상 못했기 때문에 대응을 못했다”고 시인했다.
국민 미스테리, 천안함 의혹은 여전히
이처럼 합조단이 어뢰 피격의 증거로 물기둥과 시뮬레이션 결과 그리고 결정적 증거로 ‘1번’이 적힌 어뢰 파편을 제시했다. 동시에 그동안 제기되었던 피로파괴나 내부폭발, 좌초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합조단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의혹이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또 합조단의 설명이 얼마나 국민적 공감을 얻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벌써부터 합조단 발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고 북한도 검열단을 보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어뢰에 의한 피격이라 하더라도 북한 잠수정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들어 왔는지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인 서해상을 북한 잠수정이 마음대로 왔다갔다하고 초계함을 어뢰로 공격하고서도 쥐도새도 모르게 다시 북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어떻게 믿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설명이 없었다.
또한, 의혹이 제기된 침몰 당시 열상감지장치(TOD) 동영상의 존재와 사고발생 전까지의 교신기록,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상의 기록 등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했다. 19일 이정희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침몰당시 TOD 동영상을 봤다는 목격자들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밝혔음에도 TOD동영상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또, 군 당국이 스스로 밝힌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상)에서 천안함의 신호가 꺼진 9시22분부터 함장이 휴대폰으로 사령부에 보고한 28분까지 도대체 군 당국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이 남아 있다.
그리고 배가 찟어지면서 두 동강이 날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 있었는데, 시신상태도 골절과 열창 등이 확인된다고 밝혔을 뿐 정확한 설명이 없었다.
그러나 합조단의 공식발표 이후 정부의 대응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호소와 함께 파상공세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이러한 의문들이 정치공방 속에 묻힐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반도, ‘천안함 북풍’으로 휘청
합조단이 북의 어뢰에 의해서 천안함이 피격당해 침몰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남북관계, 6자회담 및 국제관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음 주 초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방한으로 대북압박과 북 책임론을 확대 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이번 천안함 사건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대처해야 할 중대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29일에서 30일까지는 한중일 정상회담도 잡혀 있고, 여기에 정전협정과 유엔 헌장 제2조4항 위반에 따라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천안함 ‘북풍’은 한반도를 넘어 국제문제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남북간의 진실공방까지 가열되고 있어 한반도 상황은 그야말로 혼미한 정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방선거 쟁점도 ‘북풍 블랙홀’로 작동될 것이다. 국제적 압박과 함께 보수층의 세결집이 예상되면서 4대강, 무상급식 등 주요이슈에 앞서 천안함 관련 이념대결과 책임론 공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