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미화노동자 집단해고, ‘노조탄압’ 논란

"동덕여대, 작년 교섭에 한 ‘고용안정’ 약속 깼다"


동덕여대 미화노동자들이 31일 재계약을 앞두고 집단 해고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학교 측에서는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미화노동자들은 신규용역업체인 (주)대한안전관리공사가 들어오면서 최소 5명의 집단 해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6일 용역업체가 채용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채용인원 5명을 줄이겟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아직 해고 대상자는 선정되지 않았지만, 해고 기준이 연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미화원의 올해 신규채용이 기존 58명에서 64명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인원충원이 이뤄졌는데 기존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용역업체 측은 벼룩시장 등의 채용정보지를 통해 남성 연성부문을 신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해고 인원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8월 31일, 미화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한 후 동덕여대와의 단체교섭에서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개선, 그리고 임금인상을 얻어낸 바 있다. 하지만 동덕여대는 신규용역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집단해고를 방기하고 있어, 노조와의 ‘고용안정’ 약속을 깨 버린 셈이 됐다.

박명석 공공노조 서경지부 지부장은 “작년 교섭 때 정년이 된 사람은 의논과정을 거쳐 점진적인 계획에 의해 내보내기로 했지만 학교는 신규 계약을 빌미로 논의절차 없이 한 번에 정리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원충원을 하면서도 해고를 하는 등 납득이 되지 않는 학교 측의 행동은 결국 노조탄압이 목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동덕여대 미화 노동자들은 지난 28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총장실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총장과의 면담에서 김윤식 총장은 “고용승계는 못해주겠다” 는 입장을 고수했고, 일부 학교 관계자들은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또한 31일에는 사무처장실 농성에 돌입했다.

한편 집단해고와 관련해 공공노조 서경지부 동덕여대분회 미화노동자들은 31일 오전 11시,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동덕여대 학교 당국 규탄, 고용승계 쟁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동덕여대분회 미화노동자들은 31일 오전 11시,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동덕여대 학교 당국 규탄, 고용승계 쟁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동덕여대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짧게는 3~4년 일해 온 미화 노동자들이 용역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단 해고 될 상황에 처했다”면서 “동덕여대는 그간 미화노동자들에게 재단 창립자 가족묘까지 벌초를 시키고, 이삿짐 나르기, 행사장 셋팅, 학내 풀메기 등 청소 업무와 무관한 각종 부당한 업무를 지시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용역업체에 대해서는 “노동조합은 동덕여대, 그리고 신규 용역업체와의 3자 면담을 요구했으나 신규 용역업체로 선정된 대한안전관리공사는 현재까지 노동조합과의 어떠한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태훈 공공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용역업체는 조합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와 문자를 하며 조합 내부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면서 “교섭을 요구하자 교섭할 수 없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단은 이 자리에서 동덕여대를 상대로 △조건없는 고용승계 보장 △원청 사용자로서의 책임 인정과 단체협약 승계 보장을 요구했으며, 용역업체에는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미화노동자들은 31일 기자회견이 끝난 후 사무처장실 농성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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