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9월 정기국회에서 주민등록증에 전자칩을 삽입한 전자주민증을 도입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공영방송, 새 전자주민증 해킹 시현
독일 공영방송 ARD의 프로그램인 “Plusminus”는 지난 8월 방송에서 해커들의 모임인 카오스 컴퓨터 클럽(Chaos Computer Club)과 함께 논란이 되고 있는 새 무선 주파수 방식(RIHD)의 전자칩(전자주민증)이 얼마나 안전한지 시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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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시행예정인 전자주민증 견본 |
방송을 통해 이들은 기본적인 가정용 스캐닝 장치들을 가지고도 전자카드를 복제하고 별 문제없이 개인정보를 추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전자카드는 독일정부가 추진하는 전자주민증과 그 밖의 다른 분야에서 전자서명으로 사용하기 위해 두 개의 지문 스캔(선택사항)과 새로운 6자리 핀(PIN) 번호를 포함하고 있다.
이 가정용 스캐너들은 개인 컴퓨터를 사용해 공적인 업무나 온라인 쇼핑에서 사용되는 것에 필요하다. 독일 내무부는 최근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따로 떼논 2400만 유로(약 361억원)를 들여서 스캐너 100만대의 보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독일, 전자신분증·전자건강보험증 등 반발확대...11일 베를린서 대규모 항의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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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작년 총선 전부터 전자주민증 도입이 확정되어 올해 11월부터 전자주민증이 도입될 예정이다. 독일의 전자주민증(Personalausweis, 개인증명서)은 IC칩을 삽입하여 그 속에 개인정보와 앞면부 사진, 그리고 개인이 원할 경우 2개의 지문을 저장할 수 있다.
또한 독일은 전자주민증 외에 전자건강보험증도 확대하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전자건강보험증은 환자정보를 전자적으로 수록한 건강보험카드로 현재까지는 선택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를 의무화 하려 하고 있고 일부 병원에서는 전자건강보험증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서 법정 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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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전자주민증 문제 등이 계속해서 말썽을 낳자 독일에서는 11일 “두려움 대신 자유를(Freiheit statt Angst!)”이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반대집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는 백 여개의 사회단체와 좌파당, 녹색당 등 정당도 참여한다. 이 집회를 통해 전자주민증 뿐만 아니라 전자건강보험증, 생체여권, 비디오카메라, 인터넷 통제 등 최근 벌어지고 있는 독일정부의 감시와 통제 전반에 걸친 비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집회 조직위원회가 밝혔다.
영국, 보수연립정부가 전자신분증 폐지법안 상정 예고
유럽연합 국가 중 최초로 2009년 후반기부터 시범시행에 들어간 영국은 가짜 전자주민증 문제와 보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 점차 시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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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에서 시행중인 전자주민증 [출처: http://www.computing.co.uk] |
또한 지난 3월 영국 국가신원정보위원회가 최초로 발간한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신분증의 도입에 큰 허점이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신원장보위원회는 전자신분증이 발급당사자 외의 제 3자에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도용되어 발급되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 위원회는 현재에도 복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전자주민증 사용이 본격화되면 얼마나 많은 복제 신분증이 돌아다닐지 충분히 예상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새로 출범함 보수연립정부는 국가전자신분증 및 국가신원등록부(National Identity Register)의 개발과 도입 확산을 폐기하기 위한 첫 입법안을 공동으로 의회에 상정할 것이라 밝혔다.
영국의 국가전자신분증은 내부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해 지문 2개와 사진을 저장해 놓고, 신원등록부에 열손가락 지문과 얼굴 앞면 사진 스캔 정보를 저장하여 영국에 거주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지급, 의무적으로 소지하게 할 예정이었다.
MB정부, “9월 정기국회에서 전자주민증 반드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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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당시 행자부가 공개한 전자주민증 시제품 |
정부가 입법예고한 주민등록법 개정안에는 전자칩을 삽입하는 것으로 명시해 놨다. 이 전자칩에는 본인이 원할 경우 전자서명,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증 등도 삽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는 영국과 독일 등 유럽연합 국가들에서도 전자신분증 복제와 정보유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시범실시를 했던 영국은 집권당이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전자주민증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명분이 없어 국내에서도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