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8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진보대통합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진보신당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 함께 서명한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진보통합이 무산된 것 아니냐’는 실망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진보통합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며 “진보대통합은 계속해서 추진된다는 것을 말씀드리려고 오늘 기자 간담회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도 “지난 6일 밤 수임기관 6차 전체회의에서 새벽 3시까지 토론해서 결정한 것은 두 가지인데도 참여당과 어떻게 할 것인가로만 초점이 맞혀져 있다”며 “그간 진보대통합 논의는 진보신당과 민노당만의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진보진영을 망라하는 진보대통합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정희 대표가 언론과 진보대통합의 상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고 긴급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은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를 당권파들이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안건으로 밀어붙이려 하는데 대한 당내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다는 의미로 읽힌다. 민노당 수임기관 회의 결과 참여당과의 통합문제가 전면 부각되면서 민주노동당 외부의 진보진영도 여러 경로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민주노동당과 어렵게 통합협상을 주도했던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진보신당 전 대표들이 집단탈당도 불사하면서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신의 문제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정희 대표는 “민주노동당의 수임기관은 두 가지 중요한 결정을 했다”며 “그간 합의정신에 따라 진보대통합을 함께 일구어가려는 모든 분들을 존중할 것이라는 것이 그 첫 번째이며, 특별히 진보정치대통합의 방향으로 가고자 했으나 일시 어려움에 처한 분들께, 노동자 민중이 원하는 통합의 대의에 함께 나서기를 저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정희 대표는 집단탈당 의사를 밝힌 진보신당 전 대표들에 대해서도 “그분들이 지금까지 저희 당원들께서 보여주셨던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봤다”며 “동지로서 함께 껴안고, 해야 할 배려가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했던 그 마음이 민주노동당은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오늘 드린 말씀의 핵심은 진보대통합이 계속된다는 것이고, 그 핵심 중에 핵심은 그 분들에 대한 것이라고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희 대표는 참여당 문제를 당의 공식 의결기구를 통해 돌파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정희 대표는 “수임기관 회의의 두 번째 중요한 결정은 9월 내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참여당의 통합대상 여부를 확인하기로 한 것”이라며 “저희 당원들도 참여당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토론을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 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진보정치 대통합을 지금까지 끌고 주도해 온 민주노동당 답게 이제는 더 폭넓고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우려되는 점이 있으면 그 점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또는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떻게 더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당원들의 힘을 모아서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통합의 대상인 진보진영내의 참여당 합류 반대를 놓고도 “개인과 단체의 회원들께도 토론에 참여하도록 부탁드리겠다”며 “많은 국민의 여론이 있고 우리가 기반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여론의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을 같이 공감하면서 부족한 점들은 채우고 좋은 점들은 더 키워나가면서 갈 수 있는 여지가 앞으로 한 달 동안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진보의 바다로 빨리 나아가고 싶은 열의를 가진 당원들의 힘이 한 달 동안 발휘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참여당과의 통합문제를 진보진영의 논의 의제로 만들어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숨고르기와 동시에 본격적인 논쟁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