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콜럼비아 주요 도시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전개되었다. 수도 보고타에서는 “질 높은 무상교육” 등을 외치며 3만여 명의 학생들이 시내 중심부를 행진했다. 제 2대 도시인 메델린에서는 1만여명의 학생들이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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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ocecolombia.com] |
콜롬비아 정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법안은 10년간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정원을 60만명분 증가시키면서도 국립대학에 독립채산제를 도입하는 사실상의 “민영화” 조치가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학생 단체는 독립채산제가 도입되면 경영 파탄에 빠지는 대학이 나타날 우려가 있고, 교원의 처우 하락에 따라 대학교육의 질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학생 단체와 아무런 협의없이 국립대 “민영화” 법안을 제출한데에 따른 항의이기도 하다. 학생단체는 모두 50만여 명의 학생이 “교육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학생기구(OCE)의 페르난데스 대표는 “법안이 성립했을 경우, 대학의 연간 예산은 학생 1인당 현행 350만 페소(약 250만원)에서 7분의 1인 50만 페소로 격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 파업은 정부가 법안을 철회할 때까지 계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립대학에서는 콜롬비아가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교육도 서비스의 하나로서 규정하고 있어 미국 자본의 진출로 대학이 영리 추구를 확대하여 등록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콜럼비아-미국 FTA는 13일 한-미 FTA와 함께 미국 의회 비준을 마쳤다.
이 때문에 보고타 시내의 시위에는 사립대학의 학생도 차례차례 합류하고 있다. 이들은 “공부하기 위해서, 옷까지 팔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상반신 알몸으로 행진하며 비싼 등록금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편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교육개악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지난 12일, 칼리시(콜럼비아 3대 도시)에서 시위대 중 한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학생은 만 18세의 칼리 의과대학 학생으로 시위도중 거리에서 폭발로 부상을 입고 사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