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총선 선거 방침을 적용할 진보정당으로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을 확정했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이 통합된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으로 포괄 할 것인가의 쟁점은 여전히 남아있어, 이후에도 논쟁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민주노동당에 배타적 지지를 표명해 온 민주노총은 통합 이후에도 배타적 지지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상의 정치 방침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정치방침은 내년 1월 31일 열리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심의, 의결하기로 결정했으며, 4.11 총선 선거방침 일부는 13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승인한 상태다. 또한 각 산별에서 역시 정치방침과 선거방침에 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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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노동과세계 이명익 기자] |
일부 간부 및 활동가, ‘배타적 지지 철회’ 1천인 선언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이 배타적 지지를 표명해온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정권 당시 집권 세력이었던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으로 ‘통합진보당’을 창당한 만큼, 배타적 지지에 대한 입장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시절, 반 노동자 정당으로 민주노총과 대립해왔던 국민참여당 세력을 배타적 지지할 경우, 노동운동의 우경화와 자유주의 세력으로의 흡수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의 강령에 의거해 배타적 지지를 표명해 왔지만, 현재의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민주노동당의 기존 강령에서 많이 후퇴 돼 있어 민주노총의 지향점과는 엄연한 차이를 갖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민주노동당은 5.31 합의 직후, 강령에서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지향해 나간다’는 표현을 삭제한 바 있다. 이후 통합진보당 강령에는 5.31 합의사항이었던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사회를 건설한다’는 내용도 제외됐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각급조직의 전현직 간부와 현장활동가 152명은 12일, ‘3자통합당에 대한 입장과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를 위한 1천인 선언’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정당과 통합한 3자통합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라며 “민주당과의 연합을 전제하고 있는 3자 통합당은 노동자계급의 투쟁에 기반을 두지 않겠다는 것이며, 그 정치적 기반과 중심을 노동자계급에서 시민사회와 심지어는 친자본계층으로 이동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3자 통합당이 출범함과 동시에, 민주노동당은 실질적으로 해산됐으므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은 실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11월 29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된 ‘3자 통합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안’의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11월 29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정치 방침으로 △민주노총은 (가칭)3자통합당(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을 통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민주노총은 유효한 진보정당을 통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정당을 통해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는 3가지 안건을 상정한 바 있다.
선언운동 제안자들은 “만약 민주노총 집행부가 3자통합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안을 철회하지 않고 2012년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상정할 경우, 이 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총력집중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의 선언운동 참가자들은 12월 하순경, 선언자회의를 통해 서명운동본부를 구성하고 대중적 서명운동을 전개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각 지역별, 산업별, 공장별 대중토론회와 현장선전교육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2012년 1월 중순에는 ‘민주노총 정치방침 재정립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선언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총선방침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으로 확정
민주노총은 11월 29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정치방침(배타적 지지)과 선거방침(4.11총선)을 구분하여 정리한다’고 결정하고, 선거방침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논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1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으로 정의하는 선거방침을 승인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5.31 합의에 기초해 볼 때 현존하는 진보정당의 범위는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이 해당된다”며 “변혁 정당이나 전위 정당을 제외한, 의회에서 선거를 통해 노동자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당은 그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부에서의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으로 포괄하는 선거방침이 정해질 경우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중집 위원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먼저 결정된 후 선거 방침을 정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며 “대의원대회에서 배타적 지지 여부의 결정에 따라, 이미 후보자를 내고 선거에 돌입한 현장은 혼란스러워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의 결정에 따라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민주노총이 전략과 전술을 세우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민주노총은 4.11 총선 4대 방침에 따른 △1선거구 1후보 출마(진보진영 후보단일화) △반MB, 반FTA 1:1구도 형성(야권연대) △정당명부 비례대표 집중투표 △세액공제, 당원확대 적극 참여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또한 선거 방침으로 ‘진보정당은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3개의 정당으로 승인하고, 이에 따른 내부 이견이 있음을 확인한다’고 정리했다.
이들은 오는 22일과 23일 개최되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정치방침과 선거방침에 대한 세부 논의를 이어나간 후 1월 31일 정기대의원대회를 통해 정치방침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 산별에서 역시 정치방침을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금속노조의 경우 지난 5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정치방침을 논의했다. 이날 32명의 대의원은 “금속노조는 정리해고법, 파견법, 비정규직법 3대 악법을 만들고, 1%를 위한 한미FTA를 추진하고, 학살전쟁에 참여한 국민참여당 등 신자유주의 세력과의 통합을 반대하며, 신자유주의 세력과 자본가 정당의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정치방침 안건을 상정했다.
금속노조는 해당 안건이 내부 논쟁이 따르는 사안인 만큼, 대의원대회를 중단하고 오는 1월 31일 열리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까지 조직 내 토론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공공운수노조 연맹 역시 지난 9일, 중앙위를 통해 정치방침 안건을 논의했다. 이들은 기본방침과 총선 방침은 원안 통과 시키고, 정당 및 후보방침에 관한 쟁점토론은 민주노총 정치방침 토론 등과 연계해 이후 추가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중앙위 안에서도 통합진보당의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각 산별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후 총연맹과 함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