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북한 명분에 김종훈 교체 받고 등원..바로 예산 심의

FTA 무효화 투쟁 같이 한 다른 야당과 사전 상의도 없어

  20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회담에 앞서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20일 오후 등원에 합의하고 오후 2시부터 본격적인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가 국회 파행의 원인이었지만 FTA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은 없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라는 비상시국을 명분삼아 등원에 전격 합의했다.

민주당은 또 한나라당과 등원을 합의하면서 FTA 무효화 투쟁을 함께 했던 다른 야당이나 한미FTA 저지 범국본과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 지난 8일 야4당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의 연석회의에서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등원문제도 연석회의 틀에서 같이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 기존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한미FTA 문제, 미디어렙법, 디도스 특검 도입 및 긴급 현안 질문 실시, 정재특위 가동, 복지예산 증액, 농협 신경분리 문제, 예산안 합의 표결처리, 민생법안 처리 등을 합의했다.

특히 국회 파행의 핵심 문제였던 FTA를 두고는 4개 조항을 합의사항에 담았다. 이중 가장 쟁점이었던 재협상 문제는 “ISD 폐기·유보·수정 등을 포함하는 한미FTA 비준안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다”고 합의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ISD 관련 특별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한 것은 합의한 것은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인정했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FTA 발효 중단 요구와 관련해서는 “정부는 한미FTA와 충돌 되는 미국연방법과 주법에 대해 파악하고, 이에 대한 미국측의 조속한 수정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합의했다.

강경파, FTA 발효시기 늦추는 방안 고민 할 듯

민주당은 또 합의사항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미FTA 협상과 비준을 주도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교체를 전제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는 FTA에 문제에 대한 뚜렷한 성과 없이 등원할 경우 당내외의 반발이 거셀 것을 감안해 김 본부장 교체를 관철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통상교섭본부가 미국이 한미FTA 협정에 관한 의무 이행을 제대로 다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반드시 파악해야 하는데도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자 지난 11월 28일 김종훈 본부장을 직무유기로 형사고발 한 바 있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민주당 의총에선 정동영 의원 등 4명의 의원이 발효중단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며 등원을 반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전반적인 입장은 등원을 하자는 것이었다.

정동영 의원 등 강경파들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라는 변수 때문에 대다수 의원들이 등원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FTA 폐기 후 재협상 당론을 확인하면서 등원을 하위전술 차원으로 보고 강하게 막지는 않았다. 정동영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동영 의원은 김종훈 본부장 교체와 미국의 이행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기로 한 합의 내용을 근거로 FTA 발효기간을 늦추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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