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내 쌍용차특위 구성과 국정조사, 쌍용차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쌍용차 범대위의 48시간 공동행동의 이틀째 날은 5대 종단 대표들과 환노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간담회로 시작됐다.
5대 종단 대표들은 21일 아침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실에서 쌍용차 문제 해법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환노위 내 특위 구성과 국정조사를 요청했다. 이 간담회에는 신계륜 환노위원장을 비롯해 한명숙, 한정애, 은수미, 홍영표, 심상정 의원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은 같은 날 10시부터 예정된 당내 의원총회를 이유로 전원 불참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전원 불참으로 간담회는 5대 종단을 비롯한 시민사회 측과 야당의원들이 1시간 반가량 쌍용차 투쟁 상황을 공유하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선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종단 대표들은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큰절까지 하며 “눈치 보지 말고 표 바라보지 말고 의병활동 한다는 심정으로 절망의 벽 넘어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 동석했던 민주노총 관계자는 “환노위 소속의 야당의원들은 모두 특위구성과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환노위는 신계륜 민주통합당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표결을 강행하면 특위구성이 가능하지만, 여당의원들의 참여가 없는 반쪽짜리 특위가 된다. 이 관계자를 따르면 환노위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개인적으로는 특위구성에 동의하지만, 당론이 결정되지 않아 특위구성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쌍용차 문제는 전방위에 걸쳐 광범위하게 얽혀있는 문제기 때문에 야당 단독이나 환노위만의 청문회 정도로는 문제의 해법을 마련할 수 없다”고 말했다.
48시간 공동행동에 들어선 쌍용차 조합원들은 새누리당 당사 앞에 농성장을 꾸리고 새누리당을 압박, 쌍용차 문제 해결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농성 중인 쌍용차 조합원들은 “새누리당은 추석이 지나 다시 쌍용차 문제를 논의하자고 말했다”면서 “추석이 지나면 곧바로 대선정국이고 그 선거 국면에서 쌍용차 문제 해결을 논의하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새누리당의 비협조적 태도를 비판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특위와 특별법이 사태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는 안전장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특위구성과 특별법 제정의 중요성을 밝히면서 “국회가 언제나 열리는 것이 아니므로 이번 회기의 국회에 반드시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차의 48시간 공동행동의 발맞춰 각 시민사회단체도 쌍용차 농성장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21일 오전에는 전태일 재단과 추모연대 등 박정희 정권에서 피해를 당한 단체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었다. 뒤이어서는 간담회를 마친 5대 종단 대표들도 간담회 결과를 알리고 새누리당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었다. 한국기독교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해학 목사는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들은 법이나 제도, 질서를 운운하면서 쌍용차 문제를 합리화하고 외면한다”면서 “노동자 스물 두 명이 죽은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정부와 새누리당이 적극 쌍용차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쌍용차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시민을 만났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분향과 서명, 격려가 심심치 않았던 대한문 앞의 분위기와는 달리 여의도의 시민은 조금 더 냉정한 반응을 보인다”고 여의도 농성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에 의해 천막이 철거, 파손당해 비를 피할 곳도 없이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노숙농성과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은 “대한문에 있을 때에 비하면 큰 고역이지만 특위구성과 특별법 제정, 국정감사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투쟁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 범대위의 48시간 공동행동은 22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당 대표단과의 간담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 투쟁문화제를 거쳐 22일 저녁 모두 마무리된다. 쌍용차 범대위는 공동행동 이후에도 새누리당사 앞의 농성장을 계속 유지하며 특위구성과 국정감사 촉구, 특별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