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전 대표의 기자회견으로 거침없이 치닫던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가 강기갑 대표의 단식 상황을 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통진당 분당 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5일 오전 7시 내부 회의를 통해 예정된 전면적인 분당 절차 돌입을 미뤘다.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3일 최고위원회를 최종시한으로 당대표의 혁신재창당에 대한 전제조건 수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정희 전 대표의 대선출마 시사 발언 등을 통해 통합진보당 내의 혁신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면서도 “물과 소금까지 거부한 강기갑 대표의 단식과 마지막 처절한 호소를 존중하여야 한다. 강기갑 대표의 간곡한 뜻을 받아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기갑 대표는 단식을 통해 마지막으로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사퇴를 기대하는 측면이 크다. 강 대표가 마지막 기대를 접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분당 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혁신모임에게도 부담이 크다.
강기갑 대표는 또한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기위 제소를 통한 제명으로 의원직을 유지하는 ‘스스로 제명’ 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강기갑 대표는 5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례대표) 제명을 하게 되면 제가 가지고 있는 한 가닥 기대나 희망이 자꾸만 멀어져 간다”고 말했다.
강기갑 대표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신당권파들이 ‘스스로 제명’ 안을 의총에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구당권파는 ‘분당 반대! 통합진보당 사수를 위한 노동자운동본부’와 함께 5,300명의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권파를 압박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당은 분열이고 공멸일 뿐 혁신이 아니”라며 “혁신모임의 엽기적 당 파괴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셀프’제명이라는 보수정당에도 없던 사상 초유의 꼼수가 진보정치를 한다는 사람들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결국 혁신은 포장이고 본질은 종북 매카시즘 몰이에 항복하여 진보정당 개량화에 편승, 여차하면 민주당 왼쪽방으로 갈아타겠다는 속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분당을 막고 당의 단합과 혁신을 위한 강기갑 대표님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최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서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