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

[식물성 투쟁의지](39)

쌍용자동차 희망텐트촌에 첫 눈이 내린다

저 첫 눈은 이 세상 밖
죽음의 첫 번째 자리로부터 왔을 것이다

하필이면 이 내전의 땅에 와서

아주 작정 한 듯

피아 구분 없이 평등하게 내린다

소복소복
경계 없이
소복
소복
쌓인다

이기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더욱 절박한 건
자본주의와 타협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다

난 첫 눈 위에 찍한 저 첫 번째 발자국이
죽음마저 품는 거친 사내들의 뜨거운 눈물임을 안다

이제 저 발자국을 따라 세상의 뿌리까지 달라질 것이다
떼 지어 일어서는 인간의 마음 빛이 켜질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치유할 것이다 (2011년12월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