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 4시, 다시 쌍용자동차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 스물 세번째다.
23번째 희생자인 한 모씨는 당뇨로 투병중이던 중 회사에게 희망퇴직을 강요받았다. 동료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령인 까닭이었다. 퇴직 이후 한 씨는 당뇨가 악화돼 평택인근 병원에 입원했다. 투병생활을 이어가던 한 씨는 합병증까지 발생해 결국 8일 새벽 사망했다. 향년 55세, 시신은 평택 중앙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유족으로는 아들과 형, 동생이 있다.
평택공장 조립1팀 샤시과에서 일하던 한 씨는 09년 파업이 시작되기 직전, 회사로부터 희망퇴직을 강요받았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던 한 씨의 형제들도 모두 한 씨에 앞서 희망퇴직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는 8일 오후 성명을 내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사태해결을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쌍용차 지부는 “희망퇴직자들의 잇단 죽음과 자살은 분명 사회 문제화 되고 있으나 사회적 대책이 마련됐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지부는 이어 “해고자와 무급휴직자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뿐만아니라 2,405명이 넘는 희망퇴직자들에 대한 실태파악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쌍용차지부의 그동안의 요구가 또 한 번 죽음의 물거품으로 변하는 순간”이라며 다시 희생자가 발생한 것을 애도했다.
쌍용차 지부는 “본인 뜻에 반해 공장을 나오다 보니 (자기조절이 중요한 당뇨임에도) 자기조절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쌍용차 지부는 “늘어나는 희생자 숫자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낱낱이 파괴된 개인들의 삶에 주목해야하며 쌍용차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씨가 사망한 8일 진행된 국정조사에 고엔카 마힌드라 회장이 참석해 무급휴직자 복직과 지원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으나 마땅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복직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