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16일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와 김주목 전무의 공인노무사 등록을 취소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를 포착했다’며 창조컨설팅의 노무법인 인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창조컨설팅은 노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계는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는 정부 기관이 공모한 ‘노조파괴 커넥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창조컨설팅 인가 취소는 “문제의 본질을 희석하려는 일회적 조치”라는 주장이다.
고용노동부는 17일 남부지청 주관으로 창조컨설팅 인가 취소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창조컨설팅 측의 소명을 들었다. 이에 민주노총은 이날 남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조컨설팅 인가를 즉각 취소하고,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 관련부처의 연루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가 중립을 지키기는커녕 창조컨설팅과 공모해서 민주노조 파괴에 나섰다”며 창조컨설팅의 즉각적인 법적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가 노조파괴 커넥션에 관여한 정황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와 김주목 전무, 유성기업 용역폭력 사태를 주도한 CJ시큐리티의 김 모 팀장이 인연을 맺은 곳은 고용노동부가 추진한 ‘선진 노사관계전문가 육성사업(NALA)’이다. 당시 김주목 전무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과장이었다. 고용노동부가 추진한 사업에서 만난 이들을 주축으로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전개된 셈이다.
노동계는 창조컨설팅 관련 사건에서 ‘꼬리 자르기’를 경계하고 있다. 17일 청문회도 담당 과장과 창조컨설팅 측에 책임을 돌리고, 정작 ‘몸통’은 빠져나가려는 ‘꼼수’로 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용역폭력 청문회에서도 고용노동부와 창조컨설팅 공모 의혹에 관한 질의가 빗발쳤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창조컨설팅과 정부의 공모 정황을 담은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은수미 의원은 심종두 대표와 이강성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런 의혹 때문에 노동계는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정혜경 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청문회를 진행하기보다 심판받아야 할 입장이므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호열 사무금융연맹 골든브릿지지부장은 “노동법을 준수하고 감독해야 할 국가공인 노무사들과 고용노동부가 자본에 영합해 노동자들을 짓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영균 발전노조 위원장은 “청와대 비서관이 공공부문 사장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민주노조를 깨라고 지시하면 현장은 곧바로 아수라장이 된다”며 “정부가 개입한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의해 많은 조합원이 이미 이탈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조파괴 카르텔을 규명할 국정조사와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가 요구를 외면하고 책임을 방기한다면 장관 퇴진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