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조퇴투쟁 1천5백명 운집, “참교육 25년 역사 내줄 수 없다”

공안대책회의, 조퇴불허공문...청와대 항의서한 전달 차단, 압박 총공세

교육부가 ‘엄중 조치’ 방침을 내리고, 대검찰청 공안부가 직접 나서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공안대책협의회’를 소집하는 등 초유의 압박이 있었지만, 전국 16개 지부 소속 1500여명 교사들은 조퇴 후 상경해 예정대로 ‘전국교사대회’에 참석했다.

전국교사대회는 27일 오후 1시 30분 전교조 서울지부 소속 교사들의 광화문 교차로 게릴라 시위 퍼포먼스로 시작했다. 4인의 교사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을 중심으로 주변 인도에 한 명씩 현수막을 들고 전교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이후 2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집결한 100여명의 서울지부 소속 교사들은 집단 퍼포먼스 후 대한문 앞에 결집한 인천지부 교사들과 합류해 서울역 광장까지 행진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전교조 서울지부 조합원 교사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울 지부 소속 조합원 교사들은 행진을 시작해 대한문 앞에 집결한 인천 지부 소속 조합원들과 합류해 대회장인 서울역 광장으로 이동했다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교조 탄압저지, 박근혜 정권 규탄, 참교육 사수 - 전국교사대회’에는 전국 16개 지부에서 조퇴 후 상경한 1500여명 교사들이 운집해 △법외노조 조치 즉시 철회 △ 법외노조 후속조치 철회와 교사선언 징계시도 중단 △ 교원노조법 즉각 개정 △ 김명수 장관 내정 철회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전교조 조합원 교사들 중 수업을 소홀히 생각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다. 꼭 와야만 하는 자리였기에 이렇게 많은 조합원들이 모인 것이다”며 “정권이 9명의 해고조합원을 내치라 요구하며 규약폐지를 요구하지만, 실상은 전교조 25년의 참교육 깃발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며, 13개 민주진보 교육감의 활동을 기대하지 말고 참교육 꿈을 접으라고 하는 막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교조 탄압은 민주주의 파괴이자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다. 역사는 기억에 대한 투쟁이며 동시에 투쟁에 대한 기억이다. 지금 전교조는 역사 한복판에 서 있다”면서 “여기서 전교조가 물러난다면 1500만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한 줌에 재가 될 것이다. 노동기본권을 포기한 스승에게 배운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 직장을 가지고 비정규직, 불안정노동 문제 등을 마주한다면 우리에게 뭐라 말하겠나”며 향후 대정부 투쟁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이 대회사에 나서 발언하고 있다

연대사에 나선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전교조가 9명 해고조합원을 제외하고 조직의 안위만을 구했다면 국민적 연대를 구하지 못 했을 것”이라며 “전교조 합법화는 과거 수많은 교사들의 투쟁으로 쟁취한 권리로 어떠한 탄압이 있더라도 민주노총과 함께 더 강하게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조퇴투쟁에 참여한 전국 교사들 대다수는 미리 수업 조정과 조퇴신청 절차를 마치고 상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교사들은 오전 수업을 다 마치고 온 경우도 다수였으나, 제주·전남·부산·대구 등에서 상경한 교사들의 경우 오전 1,2교시 수업을 진행하고 온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미리 조퇴신청을 했음에도 결정권자인 학교장이 결재를 미뤄 공식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로 대회에 참가했다고 증언한 교사도 상당수였다. 전북에서 온 한 교사는 “조퇴 신청을 정상적으로 결재 처리해주지 않은 학교도 많았다”며 “평상시라면 결재를 미룰 이유가 없는데, (이는) 결재권자인 교장, 교감의 직무유기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해당 교육청 교원능력개발과 장학사가 직접 각 학교에 “27일 복무 중 조금이라도 (조퇴투쟁 참가가) 의심이 가시면 모두 (복무 상황을) 제출해 주시기 바라옵고, 구(舊 )전국교원노동조합 대정부 법외노조 반대 조퇴투쟁을 위해 조퇴를 신청하시면 절대 허가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별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퇴투쟁에 참가한 교사들은 결의문을 통해 “전교조를 지키는 것이 민주주의와 노동기본권을 지키는 것”과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세월호 참사의 유일한 해법”이며 “전교조의 참교육은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각 지역 대표가 청와대에 전달할 항의서한을 낭독하고 있다

17인의 각 지부 대표단은 대회가 끝나고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운동 주민센터로 이동했다. 항의서한 전달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유정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전교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당시 수호할 것을 약속한 헌법정신을 지켜 노동기본권을 유린하는 전교조 법외노조화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자회견 후 항의서한 전달에 나선 대표단을 기자회견 중 구호, 집단이동 선동 및 불법 인도점거를 이유로 막아섰다. 경찰은 대표자 1인을 정해 경찰차 탑승 후 민원센터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며 채증과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표단은 30분간 대치 끝에 각 지부의 대표성을 무시하는 처사를 수용할 수 없다며 ‘민원접수 거부’를 선언하고 해산했다.

  17인의 각 지부 대표단이 청운동주민센터로 이동,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표단이 청와대 민원센터에 항의서한 전달을 위해 이동하려하자 경찰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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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 , 전교조 조퇴투쟁 , 6.27 전국교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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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이

    선생님들!앞로의 교육위해 ~친일파 우익 박그년과 싸워 이기셔야 합니다~장담하건대 박그년 무릎 반으로 접을날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