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원 큰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비상대책위)는 “당시 현장에서 경찰은 정원 큰스님(비구)의 신원을 파악했고, 그의 거주지에 경찰을 파견해 거주여부를 확인했던 사실이 있다”며 “그럼에도 경찰은 여전히 불법적으로 점유한 휴대전화와 태블릿PC를 돌려주지 않고 있고 보안상 및 수사상의 조치라는 변명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비판, 해명을 요구했다.
비상대책위는 “경찰이 다녀간 스님의 숙소는 주소 등록지 상 주소도 아니다. 경찰이 예전부터 정원 스님을 주시해 왔을 것이라 추측된다”고 전했다.
▲ 동료 스님인 보혜 스님 [출처: 김한주 기자] |
대책위는 “경찰이 스님(서 씨)의 소지품(휴대전화, 태블릿PC)을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 우리는 분신 직후 가족들에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 태블릿PC를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휴대전화 유무나 향방을 밝히지 않았다. 그 가운데 경찰이 스님의 숙소에 다녀온 것이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지 않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경찰은 8일 오전 8시 반께 서 씨의 숙소에 찾아왔다. 숙소 주인은 경찰에 서 씨의 방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서 씨의 지인에게 연락했다.
대책위는 “응급 치료나 수술에 가족의 동의가 필요한데, 가족 연락이 닿지 않아 대응이 늦어졌고, 상황은 악화됐다”며 경찰의 대응을 비판했다.
한편, 서 씨 남동생은 8일 오전 10시께 대책위에 “정원 스님(서OO)에 대한 모든 처리사항을 대책위 박교일(위원장)님 등에게 일임합니다. 동생 서OO”라는 문자를 보냈다.
▲ 분신한 서 씨의 남동생이 대책위에 보낸 문자. [출처: 김한주 기자] |
대책위는 8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남동생으로부터 법정대리인 위임장을 받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정원 스님은 평소에 정의로운 분이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이 되는 날 수행자로서 (그런 선택을 하게 돼) 죄책감이 들고 안타깝다. 정원 스님은 평소 촛불이 수포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서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7일 “탄핵 인용돼도 청와대에서 못 나온다고 버티면, 특검이 체포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어떻게 할 건가?”, “(설치 중인 경찰 차벽 사진과 함께) 천 명만 빨리 오면 뚫을 수 있는데…”, “오늘은 제발 차벽을 넘자. 만날 사람은 청운동 방향 최후 저지선으로 오시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은 8일 오전 11시 서 씨가 현재 폐 기능 악화로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 매우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8일 퇴진행동은 법률팀장 권영국변호사가 법률대리인으로 스님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3도 화상이 40%이상, 2도 화상이 70% 이상으로 매우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의식은 없고 기도삽관을 한 상태로 호흡을 하고 있으며 화상으로 인해 장기가 크게 손상을 받아 생명 유지를 위해 장기 응급조치가 우선 진행됐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