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총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 |
교육부의 발표 하루를 앞두고 ‘국정교과서 찬성’ 보도자료를 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대한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이 단체 소속 현장교사들이 실명으로 줄줄이 탈퇴 글을 올리는 한편, 학부모들이 집단 항의방문을 벌이기 시작했다.
14일 교총 공식사이트를 살펴본 결과 이 단체가 국정교과서 찬성 의견을 낸 지난 11일 이후 자유게시판에 70여 명이 글을 올렸다. 글 대부분이 교총의 ‘국정제 찬성’ 발표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실명을 걸고 교총 탈퇴를 선언하는 현직 교사들이 올린 글로 보였다.
이 사이트엔 해당 게시판 말고도 ‘회원게시판’, ‘가입 및 탈퇴 문의 게시판’이 더 있지만, 비공개 상태여서 교사들이 쓴 글을 볼 수 없었다.
박 아무개 씨는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62% 찬성 하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한다는 교총 보도(자료)에 분노한다”면서 “(일반 회원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그런 결과를 내 놓을 수 있냐. 교총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 아무개 씨도 “국정화에 대해 중립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있었으나 교총의 입장표명으로 인해 졸지에 찬성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조 아무개 씨는 “일부 설문을 토대로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민주적인 절차인 것처럼 포장하여 발표한 성명서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면서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 11일 교총은 ‘대표자 1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62.4%가 국정화에 찬성했다’면서 국정 찬성을 발표했다. 교총이 내놓은 조사 결과문을 살펴본 결과 설문 대상은 모두 이 단체 대의원·시군구 교총 회장과 사무국장, 학교 분회장 등이었다. 일반 교사는 물론 교총 소속 일반 회원도 설문 대상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 9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조사한 결과는 교총의 그것과 달랐다.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원 2만4195명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77.7%가 ‘국정화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 14일 오후 부산지역 학부모들이 부산교총을 항의방문하고 있다. [출처: 전교조] |
14일 오후 부산지역 학부모들은 부산교총 사무실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정교과서 찬성하는 교총 OUT”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있었다.
교총 “현장교사인 분회장 많이 참여해서 투명하게 의견 수렴”
이에 대해 교총 관계자는 “이번 국정화 설문에 참여한 대표자 가운데엔 현장 교사인 분회장도 많이 있는 등 최대한 투명하게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면서 “어떤 정책에 대해 100% 찬성하는 단체의 회원은 있을 수 없으며, 전교조 등도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전체 회원의 의견을 듣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해명했다.(기사제휴=교육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