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카가 강제한 긴축 아래 5년반의 불황 속에 그리스인들은 급격한 소득감소와 세금인상으로 소통받고 있다. 최근 10월 17일 국제 빈곤퇴치의 날에 EuroStat(유럽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인의 빈곤율은 36%에 이르러 인구의 1/3 이상이 빈곤과 사회적 배제 상태에 처해 있고, 유로존의 1위이자, 전유럽 차원에서도 극빈국에 대열에 들어섰다.
EuroStat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4년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평균 빈곤율은 24.4%였다. 성별로 여성 25.2%, 남성23.5%, 연령별로 18세 이하 27.8%, 65세 이상 17.8%, 가구구성별로 무자녀 가구 22.8%, 유자녀 가구 15.9%, 교육수준별로 저교육층 34.8%, 고등 교육층 11.9% 등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 30년 속에 유럽의 복지국가가 처한 위기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다.
그리스는 유럽연합 평균 24.4%를 10% 이상 상회하는 36.0%를 기록했고, 40%대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라트비아,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이 그리스의 뒤를 이었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포르투갈과 이탈리아도 평균 이상의 빈곤율을 보였다.
유럽연합 지침에 의하면 빈곤의 기준은 월 500유로 이하로서, 충분한 식사를 하기 힘들고, 겨울에 충분한 낭반을 할 수 없고, 기본생필품 구입과 공공요금, 의료보험을 제대로 지불하기 어렵고, 1주일간의 휴가여행을 갈 여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10월 16일 그리스 의회는 총선 이후 가장 중요한 긴축관련 첫 번째 표결에서 시리자-독립당 연합의 154표 지지로 추가긴축 조치(1000+1)을 통과시켰다. 시리자의 반란표는 없었고, 반란표는 그리스 독립당(ANEL)에서 나왔다. 신민당(ND), 사회당(PASOK), 토포타미, 중도연합, 황금새벽당과 그리스 공산당은 반대표를 던졌다.
비정규직이 판치는 노동시장
50만명 이상이 월 400유로 이하로 생활
그리스에서 직업을 새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나마 구하더라도 극도의 저임금이다. 정규직 구인은 희귀사례이고, 대부분 비정규직 파트타임이다. 거의 50만명이 412 유로 이하의 급여를 받는데, 세금을 공제하면 실수령액은 380 유로 수준이다.
그리스 민간부문 최대 사회보장기금상인 IKA가 2014년 4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49만1440명의 파트타임 노동자들의 평균급여는 월 412.62 유로였다. 같은 자료에 의하면 총피고용자 숫자는 3.56% 늘어났다.
그러나 파트타임 노동자(1일 4시간 이하 노동)는 10.34% 증가한 반면, 풀타임 노동자의 증가는 2.07%에 그쳤다. 조사대상이었던 풀타임 노동자 130만5686명의 평균 총급여는 2015년 4월 당시 1211.99 유로였고, 1년전인 2014년 4월에 비해 1.34% 감소한 금액이다. 그러나 각종 세금과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부담금을 공제한 실수령액은 1,000 유로 이하이며, 파트타임의 경우 400 유로 이하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그리스 현실에서 명목상 파트타임은 실질적 풀타임 노동자라는 점이다. 그리고 풀타임의 경우도 600~700 유로의 노동계약서에 서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스의 최저임금은 총액 580 유로, 실수령액 480 유로이며, 21세 이하의 경우 최저임금은 총액 480 유로이다. 대학 학위는 물론 박사학위가 있어도 예를 들어 약국이나 구두상점에 취업하면 최저임금을 받는다.
현지의 증언에 따르면 실업률은 최소 25%를 유지하고 있고, 많은 가구가 1명의 수입원 밖에 없는데, 현재의 실급여 수준인 800 유로로 4인가족의 식사와 생필품을 해결하면서 세금까지 추가로 낼 수 있는지 의문이다. 파트타임의 경우라면 380 유로로 끼니나 해결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한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2명당 1명꼴의 어린이가 집에서 제대로 식사를 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한다.
총수령액 1211.88 유로인 경우는 같은 직장에서 수년간 근무한 경우에 해당하고, 최근의 긴축시대에 새로 취직해서 그 정도 수준의 급여를 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공무원의 경우는 그보다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