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이후 최대 규모 집회...최루액 물포 진압, 1명 중태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 13만 명 ‘민중총궐기’ 집회...격렬 대치

  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오후 4시 40분 경 부터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광화문 인근 파이낸스 빌딩 앞에 경찰 차벽을 설치하고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다. [사진/ 김용욱 기자]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비롯해 △노동개악 중단 △밥쌀 수입 저지/TPP 반대 △노점단속 중단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재벌 곳간 열어 청년-좋은 일자리 창출 △역사왜곡 중단,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등 11대 영역 22개 요구안을 내걸고 있다. [사진/ 김용욱 기자]

전국에서 상경한 노동자, 농민, 빈민 등 13만 명이 박근혜 정권 퇴진을 내걸고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촛불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다. 경찰은 최루액 물대포를 발포하며 강경 대응했고, 결국 70대 농민 백 모 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29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나왔으며 2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장장 7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14일 서울로 상경한 13만 명의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은 오후 4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민중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이들은 대회에 앞서 서울역, 시청, 대학로, 종각, 서대문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18개의 부문별 사전대회를 개최한 뒤, 광화문 광장으로 집결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광화문 광장 일대를 비롯해, 시위대의 행진 경로를 차벽으로 가로막으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사진/ 김용욱 기자]

  경찰은 장장 7시간 동안 캡사이신과 물대포를 발포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사진/ 김용욱 기자]

노동자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오후 4시 40분 경 부터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에 나섰다. 경찰은 광화문 인근 파이낸스 빌딩 앞에 경찰 차벽을 설치하고 시위대의 행진을 막았다. 농민, 빈민 등도 태평로와 서울역 등에서 사전집회를 끝내고 광화문 광장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종로구청 사거리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는 광화문 8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평화 행진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밧줄을 이용해 경찰차를 끌어내며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캡사이신 물대포를 발포하며 이를 저지했다. 경찰의 강경대응으로 참가자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보성농민회 소속 농민 백 모 씨(70)는 경찰의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차로 후송됐다. 농민회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경 백 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후 정신을 잃었으며, 쓰러진 후에도 경찰이 물대포를 직격으로 계속 발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씨는 현재 위독한 상황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 김용욱 기자]

  [사진/ 김용욱 기자]

경찰은 장장 7시간 동안 캡사이신과 물대포를 발포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경찰 진압 장비에 부상을 당하거나 뇌진탕, 골절 등으로 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이 응급차에 후송됐다. 현재까지 29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행자도 발생했다. 시위 과정에서 26명이 연행됐고, 연행자 중에는 미성년자인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던 참가자들은 오후 9시 경 태평로로 집결해 시위를 이어나갔다. 이날 민중총궐기 대회에는 현재 수배중인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도 참석해 투쟁을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최루액 물대포를 맞은 농민이 사경을 헤메고 있다. 이 분노를 어찌해야 하나”며 “우리는 죽기를 각오하고 진군해야 한다. 분노를 모아 민주노총은 오는 12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도 “10년 전, 농민 두 분이 경찰폭력으로 돌아가셨다. 오늘도 농민이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위독한 상태”라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경찰 폭력을 휘두르는 박근혜 정권에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 경찰의 차벽을 넘어 청와대로 진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 7시간가량 광화문 인근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이던 시위대는 밤 11시 경 최종 해산을 선언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측은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에 또 한 번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비롯해 △노동개악 중단 △밥쌀 수입 저지/TPP 반대 △노점단속 중단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재벌 곳간 열어 청년-좋은 일자리 창출 △역사왜곡 중단,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폐기 등 11대 영역 22개 요구안을 내걸고 있다.

한편 투쟁본부 대표단은 집회가 마무리 된 후, 백 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을 방문했다. 15일 오후 2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평화행진 원천봉쇄 살인진압 경찰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궐기 상황 종합 결과 및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16일에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2천 여 명의 신도들과 대규모 시국기도회를 개최하며, 민주노총은 12월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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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김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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