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아래 용산추모위)는 14일 오후 1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가 가야 할 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고한 시민 여섯이 죽었음에도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더 많은 권력을 쥐려는 행보에 분노한다는 입장이다.
김 씨는 오사카 총영사를 거쳐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고,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임했다. 김 씨는 지난 19대 총선에도 출마하고자 했으나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 재도전하고자 다시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이다. 조희주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 공동대표는 “어찌 감히 국민을 죽인 자가 국민을 대표한단 말인가”라며 “이는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씨가 용산참사의 책임을 제대로 반성한 적도 없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를 표한 적도 없다는 점 역시 지적되었다. 이원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은 “김 씨가 언론을 통해서는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해놓고, 사과를 받으러 온 유가족들에게 얼굴 한 번 비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경찰력을 동원해 유가족을 끌어내고, 추운 겨울날 유가족들이 있는 주차장 바닥에 물을 뿌려 빙판길을 만드는 파렴치한 짓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씨는 과거 보수언론과의 인터뷰나 강연 등에서 “미국 경찰이었으면 발포했을 것”이라는 등 용산참사 당시 진압이 정당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김 씨를 공천한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충현 용산추모위 위원장은 “무고한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김석기에게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오를 기회를 주겠다는 새누리당의 행보가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 목숨에 대한 책임감도 없고, 제대로 반성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 공천을 신청했다는 것은 새누리당에 있어 망신스러운 일 아닌가”라면서 “지금이라도 새누리당은 김 씨를 탈당시키고 용산 유가족 앞에 제대로 사과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김 씨의 공천을 반대하는 유가족과 용산추모위 입장서를 새누리당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새누리당사 앞을 막아서 서한을 전달하려는 참석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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