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육청은 울산교육청 등과 적당한 시기를 맞춰 후속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후속조치는 △노조 전임자의 휴직허가 취소와 복직 요구 △전교조 사무실 퇴거와 임대료 지원금 회수 △전교조와 단체교섭 중지하고 체결된 단체협약은 효력상실 통보 등이다. 이들 후속조치 사항은 21일 전교조 패소 판결 이후 교육부가 전국 17개 교육청에 전달한 사항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대구와 경북교육청 모두 여론의 집중을 의식해 전교조 각 지부에 공식 통보는 아직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 요청을 따르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대구교육청은 25일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구두로 교육부의 방침을 전달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조는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달라고 하지만 교육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우선 판결 후 한 달 안에 전임자는 복직신고를 해야 하고 복직이 늦어지면 징계 조치가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도 “후속조치에 먼저 나서기는 어렵고 대구·경북·울산은 보조를 맞춰서 공문을 비슷하게 보낼 것”이라며 “전임자 복직 요청, 사무실 퇴거 명령을 조만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 25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
이에 전교조 대구지부·경북지부와 경북교육연대, 참교육전교조지키기대구지역공동대책위는 25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통보 즉각 취소와 교원노조 노동3권 보장 법률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결은 반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이다. 노조법시행령의 법외노조 통보 규정은 처음부터 국회의 민주적 통제와 헌법상 법률유보 원칙을 빠져나갈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해직교사 조합원이 있다고 법외노조 통보하는 국가는 마다가스카르와 대한민국뿐이다. 6만여 명의 노조 자주성을 극소수 해직교사 조합원이 위협한다는 궤변에 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 당시) 단 한 명도 구조하지 않았지만, 전교조는 단 한 명도 버리지 않는다”라며 “정권의 탄압은 순한 노조탄압을 넘어 교육현장을 장악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한 독재정권의 계획된 폭거”라고 지적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이라는 행정부 지침 도입으로 법을 강제하고 있다”며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도 정부 지침 통해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유린하려고 한다. 총파업을 통해 노동3권을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동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9명의 해고 조합원이 있다는 이유로 6만 명 조합원의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됐다. (전교조 탄압이) 청와대의 의중이다. 청와대의 칼부림에 사생결단 할 각오로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두는 규약을 시정하라는 1차 시정명령을 내렸다. 전교조는 이에 불응했고, 2012년 9월 2차 시정명령에도 응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에 ‘노조 아님’(법외노조)을 통보했다. 같은 해 서울행정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1심 판결까지 ‘노조 아님’ 통보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는데, 2014년 해당 소송에서 전교조가 패소하며 전임자 복귀 등의 후속조치 압박에 빠졌다.
하지만 2014년 서울고등법원이 교원노조법 제2조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전제로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효력 정지를 결정하자 정부의 압박은 주춤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재항고했고, 2015년 6월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 관련 서울고등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 직전인 5월 헌법재판소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된 교원노조법 제2조가 ‘합헌’이라고 판결했는데, 서울고등법원은 교원노조법 합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효력 정지 사유를 인정해, 본안 소송인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 2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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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