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투쟁 범국민대회’, 열사 추모 행진 가로막혀

민중진영 6천명 서울도심 집회...한광호 열사 추모 행진 중 충돌

노동, 농민, 빈민 등 민중진영이 도심 집회를 열고 총선 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집회 후에는 노조 탄압으로 목숨을 잃은 한광호 열사 추모 행진에 나섰다. 경찰이 행진을 가로막으면서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총선승리대회를 마친 후 행진 중인 집회참가자들 [사진/ 정운 기자]

  행진 중 길을 막아선 경찰 앞 고 한광호 조합원의 영정사진을 든 조합원 [사진/ 정운 기자]

  행진신고 된 집회신고서를 취재진에게 보여주는 송경동 시인 [사진/ 정운 기자]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 경, 서울역에서 ‘총선투쟁승리 범국민대회’ 집회를 마무리하고 도심 행진에 나섰다. 서울역을 시작으로 명동과 을지로를 거쳐 청계광장까지 행진한 뒤에는 모전교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열었다. 마무리 집회가 끝난 뒤에는 유성기업 한광호 열사 추모를 위해 서울시청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시청 앞 무교로를 막아서면서 시위대와 충돌이 발생했다. 약 200명의 시위대는 평화 행진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서울광장 앞 임시분향소에 도착한 김성민 유성영동지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운 기자]

  고 한광호 조합원의 분향소로 가던 중 경찰력에 가로막힌 행진대오 [사진/ 정운 기자]

시위대는 오후 7시 20분 경, 서울시청광장에 도착해 한광호 열사 추모 및 동양시멘트 노동자 투쟁 400일 문화제를 개최했다. 김성민 유성영동지회장은 “현대자동차가 지배 개입 해 노조를 파괴하고 노동자를 해고하고, 용역깡패가 노동자 두개골을 깨고, 안면을 강타할 때 경찰은 도대체 뭘 했느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서 그는 “한광호 열사가 몸을 던져 노조파괴를 막아내고자 했다”며 “지치지 않겠다. 유시영을 법정에 세웠듯, 노조파괴 주동자인 현대차 관계자들을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광장 한 켠에 마련된 고 한광호 조합원의 임시분향소 새벽 풍경 [사진/ 정운 기자]

앞서 지난 17일, 유성기업 충북 영동공장 노동자 한광호 열사가 회사의 무차별 징계와 고소고발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3일, 열사의 영정을 들고 서울로 상경한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서울시청광장에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원천봉쇄했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4일 째, 시청광장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으며 경찰은 침낭과 깔개 등의 반입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홍종인 유성기업지회 조합원은 “조금 전, 비닐과 깔개를 들고 오자 병력들이 우르르 몰려와 난리를 쳤다. 상복도 찢어졌다. 새벽에 너무 추워 침낭을 덮으려 해도 경찰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빼앗아 간다”며 “노동자가 인간취급 못 받는 쓰레기 같은 존재가 됐는데 어떻게 사람이 안 죽을 수 있나. 현장에서 매일 채증 당하고 고소고발, 경고장, 징계를 당하고 법정에 드나들며 죄인 취급을 당하는데 어떻게 스스로 목숨을 안 끊을 수 있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우리는 분명 경찰서로 법원으로 또 끌려 다니게 될 거다. 하지만 우리는 이 자리에 한광호 열사 분향소만은 차려야 겠다”며 “더 이상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사람답게 인정받으면서 살고 싶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오는 4월 3일이면 해고 400일을 맞는 강원 삼척의 동양시멘트 노동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안영철 동양시멘트지부 사무국장은 “고용노동부로부터 정규직 판정을 받자마자 101명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나앉았다. 동양시멘트를 인수한 삼표자본은 불법까지 인수해 어떤 해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후 해고된 노동자들은 지난 8월부터 200일 넘게 서울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원직복직 투쟁 과정에서 노조 간부 및 조합원 7명이 구속된 상태다.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총선투쟁승리 범국민대회 [사진/ 정운 기자]

한편 노동, 농민, 빈민,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총선공동투쟁본부(총선공투본) 등은 26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총선투쟁승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약 6천 명의 참가자들은 전 민중운동 차원의 전면적 총선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총선공투본 차원의 12대 요구안과 3대 핵심의제를 발표했다.

  총선승리대회에서 추모피켓을 든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사진/ 정운 기자]

총선공투본 참여단체 대표자들은 대회사에서 “민중을 억압하는 정권과 민중을 기만하는 야당들에 맞서,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지키는 방법은 민중 스스로의 투쟁 뿐”이라며 “투쟁만이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4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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