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는 오후 8시 반 ‘박근혜 퇴진 2차 범국민행동’ 무대에서 20만 촛불 앞에 이렇게 말했다.
[출처: 정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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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교수는 원래 발언 예정이 없었다. 그는 “집에서 조용히 글을 쓰다가 국민 여러분의 함성에 나와 같이 행진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집회는) 민족사에 있어 어떤 집회의 성격과 다르다. 깨어있는 의식으로 새로운 삶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1945년 해방이 아닌 우릴 압제의 사슬로부터 벗어나는 진정한 해방의 그 날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이 사태를 처리하는 것은 정치인의 탄핵도 아니다. 국민의 운동, 민중의 행진으로 모든 정치의 장을 쓸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1주일 후에 다시 행진하고 이 자리에 설 것”이라고 했다.
밤은 깊어졌지만, 촛불은 늘었다. 오후 4시 5만 명으로 시작한 박근혜 퇴진 촛불은 오후 9시 현재 20만 명이 넘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3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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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총장은 “진보, 보수 구분 없이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키겠다는 전국민 합의가 이뤄졌다. 도올 선생의 말처럼 지금 쌓여있는 적폐, 독점 권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대통령은 담화로 자신의 외로움을 하소연했다. 국가 안보, 경제 때문에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며 “농민을 쌀값 폭락으로 고통에 빠지게 하고, 사드 배치로 한반도 불안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안보와 경제를 말할 자격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호 의장은 “(오는) 12일에 3만 명의 농민이 서울에 올라올 것이다. 퇴진하지 않으면 농민은 모든 농기계를 앞세워 거리로 진출할 것”이라며 “노동자 또한 정치 총파업을 감행하고, 학생, 시민은 촛불을 들고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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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도 무대에 올랐다. 황상기 씨는 “삼성은 비리 유착으로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의 피와 눈물로 이윤을 쌓았다”며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도 삼성맨이다. 그는 의료민영화를 앞장서 추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불편을 참아준 여러분 덕에 철도노동자들이 40일의 파업을 하루처럼 버텼다”며 “대통령은 어제 아무 대가 없이 선의로 돈을 주었다고 했다. 하지만 성과퇴출제, 취업규칙 변경 완화보다 재벌에게 더 좋은 대가가 어디 있나”고 했다.
광진구에서 올라온 60대 여성 이근복 씨는 “나는 뼈가 빠지게 일해 자식을 키웠다. 자식은 아르바이트하고 취직을 준비한다. 내 자식에게 열심히 살라고 못하겠다. 희망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노력하라고 하겠나”고 말했다.
송경동 시인은 “어제(4일)부터 문화예술인은 보따리를 싸고 집을 나와 광화문 광장에 캠핑장을 차렸다. 문화예술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으면 집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2008년 촛불보다 더 거대한 촛불이 모여 항쟁의 물결과 함께 하겠다”고 외쳤다.
9시경 시민이 집회를 마무리하며 국민명령선언문을 외쳤다. ‘박근혜 퇴진 2차 범국민행동’ 행사는 종료됐지만, 아직 많은 시민이 광화문에 남아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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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명령선언문
이게 나라냐.
껍데기는 가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로 우리가 모든 권력의 주인이다.
권력의 주인으로서 선언한다.
박근혜가 주범이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와 공범자를 법정에 세워라.
박근혜와 공범자들의 더러운 모습을 낱낱이 밝혀라.
썩은 권력은 몰아내야 한다.
낡은 체제는 쓰러뜨려야 한다.
쓰러진 정의는 다시 세워야 한다.
이모든 것,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