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 광화문에서 “반전, 평화” 새긴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일 11월 8일까지 서각 기도

문정현 신부가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호소하며, 서울 광화문에서 서각 기도에 나섰다.

지난 2010년 8월 명동성당에서 253일간 ‘교회와 세상을 위한 서각 기도’를 했던 문 신부는 현재 살고 있는 강정 마을에서도 계속 서각 기도를 이어갔고, 이번에는 전쟁 위협이 높아지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호소하며 서울 광화문에 ‘거리 기도소’를 차렸다.

문 신부는 10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미 대사관 건너편에서 서각 기도를 할 예정이다. 11월 7-8일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한다.

문정현 신부가 “반전, 평화”를 요구하며 미 대사관 앞을 찾은 것은 ‘불평등한 소파 개정’을 요구하는 싸움에 본격 참여한 1999년부터다. 그리고 2005년 11월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에 저항하며 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한 지 12년 만에 같은 목적으로 다시 이곳을 찾았다.

문 신부는 26일 서각 기도를 시작하며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 패권주의로부터) 나라의 자주권, 반전과 평화를 요구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변한 것이 없다”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나는 왜 남쪽 끝 상처받은 강정 마을을 떠나 다시 미 대사관 앞 광화문 광장 한복판으로 찾아왔는가.... 불평등한 소파협정, 매향리와 대추리, 평택 미국기지 싸움,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싸움, 성주까지. 그 모든 평화의 길을 걸으며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10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광화문에서 서각기도를 하는 문정현 신부. 그가 가장 먼저 새긴 글자는 "반전, 평화". [출처: 지금여기 정현진 기자]

문정현 신부는 서각 기도를 시작하며 “생명평화의 길은 나의 신앙이며 죽는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히고, “평화는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주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연대로 가능하다. 나는 온몸으로 반전 평화의 기도를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신부는 “전쟁은 모든 생명을 죽이는 가장 끔찍한 폭력인데도, 7500만 명이 살아가는 이 한반도에 상상하기조차 힘든 ‘전쟁’이라는 말이 서슴없이 회자되고 있다”며, “미국의 패권과 이익을 위해 전쟁 위협이 높아지는 것을 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사방이 어둠 속이지만 순간의 빛이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보따리를 싸 강정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의 한 사제로 50년 넘게 살아오기도 한 내 삶의 처음과 끝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과 함께 ‘평화’를 찾는 길이었다”며, “전쟁으로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한미동맹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평화다. 전쟁을 부추기는 상대에 대해 주권을 무시당하며 예속적 상태로 끌려가는 것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현 신부의 ‘온몸으로 깎는 반전평화 새김전’이 진행되는 11월 8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는 서각기도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동도 진행된다. 또 매일 저녁 7시부터는 ‘함께 밝히는 평화 촛불’이 열린다.[기사제휴=지금여기]

  “반전, 평화”라는 글을 새기는 문정현 신부와 등 뒤로 보이는 미 대사관. [출처: 지금여기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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