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경쟁을 멈추고 예비교사의 미래를 바꾸자

[연속기고] 기간제교사 노동조합 설립을 지지하며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는 교육계의 정유라 양산이다.” 이 충격적인 구호는 다름 아닌 예비교사들의 입에서 나왔다.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전국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이라는 카페 구성원들은 실제로 저 구호를 외치며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는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은 고시촌에서 몇 년 동안 고시준비를 했는데 어떻게 기간제 교사는 임용고시도 통과하지 않고 ‘특혜’를 받아 정규직이 될 수 있냐는 것이다.

비정규직 차별에 찬성하면서, 차별을 바로잡는 것이 ‘특혜’라고 외치는 예비교사들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해온 교육이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보여주었다. 지금의 예비교사들, 그러니까 나와 같은 사람들이 받아온 교육이라는 것은 비정규직은 “노력이 부족하고 능력이 모자라서” 차별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교육이었다. 예비교사들은 경쟁은 당연한 것이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으며, 경쟁에서 승리하지 않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배워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안에는 차별과 경쟁이 제1 가치로 내면화되었고, ‘예비교사’라는 이름을 달고 착취의 구조를 재생산하는 데 앞장서게 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하지만 다른 시선을 보내는 예비교사들도 있었다. 20개가 넘는 전국 사범대학 학생회에서는 ‘우리는 경쟁이 아닌 상생을 가르치고 싶습니다’라는 이름으로, 국가의 잘못된 정책이 기간제 교사를 양산해왔으며, 기간제 교사의 문제제기에 대한 대안은 정부가 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지금 예비교사들과 기간제 교사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정부라고 지적하며, 더 높은 질의 교육을 위해 정규직 교원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전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장으로서 나 또한 이에 함께했다.

나에게 있어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는, 잘못된 교육을 바꿀 수 있는 첫 시작이다. 학교 현장에서의 불평등은 실제로 반교육적이며, 차별과 경쟁의 이데올로기를 강화한다. 아무리 수업시간에 “차별은 나쁜 것이고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한다고 해도 “우리 반 선생님은 비정규직이고, 옆반 선생님은 정규직이래”라고 말할 수 있는 학교에서 도대체 교육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릇 교육이라는 것은 단순히 말뿐 아니라 실천에서 드러날 때 피어나는 법이다. 우리는 비정규직 교사가 차별받는 학교에서 평등을 배울 수 없다. 이런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은 차별과 경쟁의 논리로 황폐화된 내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는 나의 미래가 걸린 일이기도 하다. 실제로 예비교사와 기간제 교사는 하나다. 예비교사 중 20% 정도는 사립학교에 가서 기간제 교사가 되거나, 임용고시에 떨어져서 공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몇 년간 일하다가 다시 임용고시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하게도, 예비교사들의 미래가 기간제 교사인 것은 그들의 능력이 나빠서도, 노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라 차별의 구조가 공고하기 때문이다. 예비교사가 모두 곧바로 정규직 교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많은 예비교사들의 미래가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비정규직 교원인데도 이 현실은 자꾸 가려진다고 생각한다.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나의 미래는 어쩌면 쪼개기 계약 등으로 인해 내가 원하는 교육을 온전히 실현하기 어렵고, 동일 노동을 하면서도 과다한 업무를 해야 하고 호봉에서 차별을 받는 기간제 교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우리가 발 딛고 선 여기에서 차별이 아닌 평등을 교육하기 위하여, 예비교사들이 비정규직이 되지 않을 권리를 위하여 나는 기간제 교원 노조 설립을 지지한다. 그리고 지지 않고, 투쟁의 길을 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너무 반가운 결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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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성희

    100% 공감한다.
    차라리 임용고시를없애라 도저히 넘을수 없는 고시다
    사범대 인원을 대폭줄이고 교원자격증 만 으로 정교사가되게하라 ~

  • 심성희

    시급히 사범대 인원 대폭줄여야한다.

  • 심성희

    기간제교사도 교원자격증있는 정교사 입니다
    언론에서는 정교사 되면 꼭 부자격자가 된거라고 착각하시는데 엄연히 국가에서 교원자격을 부여받은 정교사입니다 다만임용을 받지못한 기간제 입니다

  • ㅎㅎㅎ

    하하하.... 어떻게 무수히 많은 임용시험 준비생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나요? 그럼 기간제 경험없이 몇년간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서 기간제 교사는 하지 않고 공부만 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요? 그럼 이것도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정규직 교원을 시켜 주어야 하나요? 보다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왜 기간제 교사들만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그 수요가 적으면 당연히 경쟁해야하지 않나요? 경쟁 없이 얻고 싶으면 사회주의 사회에서 살아야죠... 그리고 기간제 교사는 출산, 병가 등으로 인한 교원의 결손을 일정 기간동안만 업무를 대신하는 역할입니다. 이를 잘못 사용한 것을 탓해야지 무조건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하니 기간제교사도 정규직화 해야한다? 그럼 출산휴가로 인한 3개월 기간제 교사도 채용하지 않으면 그 3개월동안 일할 사람도 정규직으로 뽑아야 하나요? 차라리 임금을 1.5배 더 주게 하는 등의 제도를 주장하는게 합리적이고 타당하지 않나요?

  • ㅎㅎㅎ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공무원이 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고등학교 학생들 까지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공무원 공부를 하고, 중고등학교 선호 직업 1순위가 교사라고 합니다. 그럼 이렇게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자리에 모두다 정규직으로 채용하는게 맞는 것인가요? 경쟁없이 어떻게 얻나요? 우리나라가 사회주의 체제로 변화하시기를 바라는 건가요? 왜 기간제 교사들만 약자라고 생각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네요... 그럼 기간제 교사들 방학 때 여행다니고 일과 후 회식하고 노는 동안 임고생들은 밤잠 줄이고 아침에 졸린눈 비비며 공부하려고 잠깨려고 눈비비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들뿐 아니라 임고생 또한 정규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각 좀 하세요.

  • 사범대2

    ㅎㅎㅎ님 말씀에 일부 동감합니다. 공부에 쏟은 노력. 노력으로 쌓은 실력. 국가 주최의 실력 검증. 그 검증에서 통과한 사람만이 정교사의 명찰을 달 수 있는 건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결실입니다. 이것만은 양보하기 어려운 팩트입니다. 현재 정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은 검증받은 인재고, 비정규 교사분들은 아직 검증받지 않은 인재입니다. 검증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이렇듯 강조하는 것이냐 물으시면, 교사가 아니라 의사로 직종을 바꿔 상상하면 이해가 한결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글 쓰신 분의 말씀에 적잖아 동감하는 게 사실입니다. 당장 나부터 실천하지 못하고서는 공허한 소리일 뿐인게 교육인데, 입으로는 공존과 상생을 외치면서 손으로는 차별을 행한다면 과연 그건 옳은 교육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기간제 교사를 없애버리는 게 적확한 해결일 겁니다. 다른 분야의 차별과는 경우가 다른 이야기니까요. 그러나 과연 이게 최선일까요? 문제가 있으니 문제의 원인을 없애는 건 과연 최선일까요? 더 나은 대답이, 우리가 가르칠 상생과 공존의 대답이 과연 없는 걸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기 싫습니다. 언젠가 제 손으로는 차별을 행하며 입으로는 공존을 가르친다면, 과연 지금 저의 공부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응원도 비난도 하기 힘든 처지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런 관점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시야를 넓히는 데 작은 역할을 했다면 기쁘겠습니다.

  • ㅎㅎㅎ

    사범대2 님의 의견에 일부 공감합니다. 우리 모두 상생의 길을 가야하죠. 하지만 학생들에게 상생과 공존을 가르치며 한 편으로는 차별을 일삼는다는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네요. 우리는 모두 사범대학에서 정규 교사의 자격을 갖춘 인재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교사의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 없이 얻을 수 있는것이 있나요? 우리가 말하는 상생이 너도 나도 모두 행복하게 고통, 노력 없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생인가요? 학교에서는 상생 공존 뿐 아니라 경쟁 또한 함께 가르치고, 노력의 중요성 또한 가르치고 있으며, 학생들을 평가할 때, 대학 진학할 때 모두 경쟁을 하도록 하고 있죠..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경쟁을 가르쳐 사회화를 가르치는 것이 아닌 차별을 가르치고 있다고 보는 것인가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이 먼저 비정규직이라는 자리를 갖고 있다고 해서 다수의 공부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하고 그 자리를 쟁취하도록 하는 것이 상생인가요? 그렇다면 지금 기간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모순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자신들은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에게 경쟁과 노력을 강조하며 1등급 2등급을 나누며 학생들을 평가하며 정작 자신들은 평가받지 않으려는 태도는 모순된 상황이 아닌가요? 우리는 모두 전문가라는 전제하에 모두 평가방법에 대해서 공부했을 것입니다. 평가 방법이 잘못됐으면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지 어떻게 평가를 면제해주는 것이 상생을 위한 대책이라고 하시는지 이해가되지 않습니다.

  • 윤경주

    대통령께 묻습니다. 저희가 적폐입니까?

    안녕하십니까? 학교 비정규직 영어회화전문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 국민입니다. 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 청문회 당시 부인이 취업특혜를 받았다고 야당이 터무니없는 트집을 잡았던 그 영어회화전문강사 맞습니다. 대통령께서 임기 내내 바라보고 가시겠다던 그 국민, 촛불 시민 중 한사람 맞습니다. 영어회화전문강사의 대표도 아니고 노조 지도부도 아니고 투철한 투쟁 정신 뭐 이런 걸 가진 사람도 아닙니다. 전국에 영어회화전문강사가 몇 명이나 되는지 따위의 수치나 통계는 당연히 잘 모릅니다.

    그냥 제 일자리를 지키고 싶은 한 사람이고 이 정부가 비정규직을 없애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제 일자리도 이 형편없는 처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진 정말 작은 시민, 소시민입니다. 한 시민으로서 대통령께서 바라보시겠다던 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고 듣고 싶은 답이 있어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국민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영어를 술술 할 수 있게 하겠다며 내놓은 제도의 하나가 영어회화전문강사를 각 학교에 배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배치될 때 각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까다로운 자격시험을 통과했고 일선 학교에 배치된 후엔 정교사와 똑같은 수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으니 그냥 제가 근무하는 중학교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1학년 교실에 모인 학생들의 영어 실력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알파벳도 모르는 학생부터 지금 당장 미국 학교에 앉혀놓아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지장이 없는 아이까지. 한 수준으로 통일된 학교 영어수업이 필요한 아이들은 한 반에 반 정도는 될까요? 아마 안 될 겁니다. 소외된 아이들이 알파벳부터 차근차근 영어를 배울 기회는 정규 수업시간엔 없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치지 않듯 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도 알파벳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한번 기회를 놓친 아이들은 중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알파벳을 모르기도 합니다. 반면 학교 수업이 너무 시시해서, 학교 교과서 따위는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어서 수업시간에 할 게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기획된 것이 영어 수준별 수업이고 한 반을 여러 수준으로 나누어 수업을 할 때 부족한 교원을 충원하는 방편으로 영어회화전문강사가 중고등학교에 배치되었습니다. 이런 학생 맞춤형 수업제도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되고 이 사업을 포기하는 학교가 늘었습니다. 일이 많고 시간표 관리가 까다롭고 무엇보다 이전 정부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교육을 학생들 편에 서서 학생의 필요에 촛점을 맞추지 않기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각 정부가 자신들의 정책만 옳다며 그 전 정부의 정책은 모두 일몰사업이라고 지금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하기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런 게 대한민국의 교육입니까? 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에 맞추어 하는 수업이, 그 수업을 위해 일하던 저희가 이명박 정부의 실패한 교육정책이 낳은 적폐입니까? 그래서 당장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될 전 정권이 만든 쓰레기입니까?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이제 학생들이 정말 한 수준으로 통일된 영어수업을 들어야 합니까?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이 4년 후엔 적폐가 되길 바라십니까? 더 이상 지속되어선 안 되는 일몰 사업이 되길 바라십니까? 저는 정말 대통령께 답을 듣고 싶습니다. 우리가 적폐입니까?

    매주 촛불을 들러 가족과 함께 광화문으로 가던 저에겐 희망이 있었습니다. 평생 자유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1번만 찍어오시던 양가의 부모님들께 이번엔 꼭 민주당 후보를 찍으셔야 한다고 거듭거듭 설득과 부탁을 넘어 강요를 하던 저에겐 희망이 있었습니다.

    내가 두터운 기득권이 쳐놓은 장벽을 어쩌면 넘을 수도 있겠구나. 더 절실하게는 마지막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사랑하는 내 일터를 끝까지 지킬 수 있겠구나.

    하지만 대통령 한사람 바뀌었다고 해서 불합리, 불평등이 사라질 리 없다는 사실을 문정부 출범 3개월만에 뼈저리게 확인했습니다. 학교의 거의 모든 비정규 직종이 정규직으로 전환 될 때 강사는 전환 불가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기득권의 벽은 높았습니다. 기득권 교사들이 함께 일하던 우리 면전에서 전환반대 서명지를 돌렸습니다. 교대 사범대 학생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빼앗는다고 일어섰습니다. 전환심사위원회는 어떤 기준으로 구성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아마 그들의 반발을, 표를 의식했을 겁니다. 네. 기득권의 벽은 높고도 높았습니다.

    대통령님. 집무실 일자리 상황판엔 분명 저희 영전강의 숫자도 고용률 통계에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비정규직 통계에도 포함되어 있겠지요.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곳이 학교라고 들었습니다. 당선 직후 대통령께선 인천공항이 아니라 어느 학교로 가셨어야 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현장에서 얼마나 불합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이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우리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들으셔야 했습니다. 물론 우리보다 더 음지에 있는 분들이 있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곳은 학교입니다. 교육현장입니다.

    전환 심사니 뭐니 해서 잠시 들뜨기도 했지만 애초에 저희는 정교사가 되길 바라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정교사의 신분이 되길 바라는 게 아닙니다. 그냥 이 자리를 영전강이라는 신분을 유지할 수 있길 바라는 겁니다. 퇴직 때 까지 영전강으로서 아이들에게 자기 수준에 맞는 수업에 참여할 권리를 주고 싶은 겁니다. 비굴하지 않게 눈치 보지 않고,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며 일하고 싶은 겁니다.

    학교에서 명절 상여금을 못 받는 직종은 강사직군 밖에 없습니다. 정교사는 물론 급식 조리사에게도 행정 실무사에게도 주어지는 명절 상여금 우리는 왜 받을 자격이 없습니까? 그들보다 하는 일이 덜 힘들기 때문입니까? 기술이 덜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까? 전문성이 떨어지나요? 정교사와 똑같이 수업하고 교원평가도 받고 각자에게 주어진 업무도 다하는데, 우린 적폐 주제에 자리를 보전했으니 감사하고 주는 급여나 잘 받으면 된다는 겁니까? 돈 몇 푼을 더 받고 덜 받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자존심이 상합니다. 내가 이럴려고 그렇게 열심히 일했나 자괴감이 느껴집니다.

    곧 재계약의 계절이 다가오네요. 겨울바람보다 차갑고 무섭고 두려운 계절입니다. 그 때마다 저희에게 자격이 있는지 증명해 보이랍니다. 어제까지 제게 이 수업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이런 학생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느냐고 묻던 어린 교사가 저희의 수업을 심사합니다. 일단 재계약을 하고나면 자기들이 하기 싫은 방과 후 수업, 부진아 지도 다 떠맡길 거면서 저희에게 심각한 결격사유라도 있는 듯 뭘 자꾸 증명하랍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입니다. 저희는 무엇을 더 증명해 보여야 저희 일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까? 영전강으로 정년을 맞고 싶은 소망은 정말 허황된 꿈입니까?

    대통령께서 바라보시겠다던 한 국민이 억울하고 답답해서 묻습니다. 대통령은 대답해 주십시오. 저는, 우리 영전강은 정말 청산해야 할 적폐입니까? 인권위에서도 노동위에서도 법원에서도 영전강은 무기계약직 되는게 맞다는데 왜저희는 아직도 재계약 시즌이 되면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건가요? 정말 저희가 적폐이기 때문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