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국회의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릴레이 대응 나서

민주노총 14개 연맹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시도’ 규탄 기자회견 예정

국회가 근로기준법을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한 데 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해 최저임금 인상이 무력화될 위기에 놓였다. 노동계는 이것이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며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그대로’의 결과를 낳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3일 속보를 내고 “작년 말부터 민주노총, 직장갑질119 등에 상여금이 없어지거나 교통비, 식대 등 수당이 없어졌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사측의 꼼수”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상정된 법안들은 하나같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 이 꼼수들을 합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라며 “상여금만 포함시킬지, 각종 수당까지 다 포함시킬지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산입범위를 건드려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려는 속내는 똑같다. 어떤 법안이 통과되어도 '최저임금 올라도 월급 그대로'의 결과를 낳는다”라고 비판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건설산업연맹)은 3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일방 강행 개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건설산업연맹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온갖 꼼수와 편법, 불법이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사용자들의 소원인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제도개악을 논의하는 것은 저임금 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개악”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고 무위로 돌리는 산입범위 확대 주장은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주현 건설산업연맹 정책실장은 “타 직종에 비해 실업기간이 긴 건설노동자의 경우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최저임금 비율로 계산되는 실업급여가 하락하게 된다”라며 “오는 7월 1일부터 근로시간 주 52시간이 적용되고, 상여금 및 제수당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면 이에 따른 임금 타격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개악 저지투쟁은 곧 우리 제자들의 삶을 지켜내는 투쟁”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불법과 탈법에 대한 관리 감독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소속 14개 연맹은 3일부터 오는 9일까지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 최저임금 개악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 환노위 소속 위원들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는 작업도 오는 5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회에선 4월 임시국회 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야당에선 숙박비, 식비, 통상임금까지 최저임금에 포함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에서도 사용자측이 핵심 쟁점인 산입범위와 관련해 상여금만이 아니라 복리후생비까지 포함시키자고 요구해 제도개선 논의가 결론 없이 종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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